(약수터)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조덕진 입력 2021.01.14. 18:45

카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의 패션지 표지 사진이 논란이다.

화이트워싱(Whitewashing) 아니냐는 지적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인 그녀를 패션잡지가 표지인물로 내세웠는데 백인처럼 보이게 편집된 것이라는 의혹이다. 해리스는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타밀족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패션지가 스니커즈를 신고 서 있는 전신 사진에 '여성 부통령, 새로운 미국'이라는 글과 함께 그녀를 표지인물로 모셨다. 문제는 유색인종인 그녀의 피부가 너무 백인처럼 보이면서 패션지가 의도한 것 아니냐는 '화이트워싱'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화이트워싱은 미국 영화계에서 원작의 주인공이 흑인이건 아시아인이건 관계없이 무조건 백인을 캐스팅하는 관행을 비판하는 말로 대표적 인종차별적 행태 중 하나로 지적돼오고 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백인이 뻐드렁니 분장으로 일본인 역을 맡아 아시아인에 대한 할리우드의 편견을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의 '공각기동대'에서는 주인공 일본인 소령 역을 스칼렛 요한슨이 맡는 식이다.

화이트워싱이 다른 버전으로 참담함을 안긴다. 자발적으로 화이트워싱을 하는 종족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예를 들어 생물학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뼛속까지 한국인인 이들이 자신들을 특정 국가 신민으로 착각하는 행태랄지. 더구나 이들이 평소에는 극단적으로 단일민족 대오나 핏줄 지상주의를 신봉하는 이들이라면. 또 일제 강점기로 가면 조선백성이면서 자신이 일본인인양 행세하거나, 일본인을 추앙하다 못해 일인보다 더한 처세로 동족을 얕잡아 대하고 일인들에게 충성을 바친 이들도 있다. 심지어 그 후예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같은 행태를 보인다.

옷깃을 여미며 코로나 19라는 이 대재앙의 터널을 지나는 길목에 대학교수를 필두로 한 특정 인물들의 낯 뜨거운 광주사랑이 당혹스럽다. 이들은 저 1980년 국가폭력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보듬어 보자고 천신만고 끝에 만든 법을 악법이라고 악다구니다. 광주 출신이거나 광주에 거주 중인 이들은 외견상 광주사람들이다. 그들이 자신을 화이트워싱한 것인지, 광주가 화이트워싱 당한 것인지 마음 다잡게하는 연초다.

조덕진 논설위원 mdeung@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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