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물의 가치

@이윤주 입력 2021.03.21. 17:55

3월22일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수질오염으로 물이 부족해지자 경각심을 주기 위해 1992년 제정한 날로 유엔은 1993년부터 이날을 기념해 매년 물과 관련된 새로운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의 가치, 미래의 가치(Valuing Water)'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매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지켜오다가 1995년부터 유엔이 정한 3월 22일을 물의 날로 제정, 기념하고 있다.

사실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물이 풍족했다.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다 수도꼭지로 달려가 물을 배가 터지게 먹었던 시절이었다. 어린이대공원이나 아파트 수도꼭지에서도 거리낌 없이 물을 마셨다. 등산로나 동네 뒷산 어디에나 약수터가 있었다. 색색의 작은 플라스틱 물바가지를 누구나 함께 사용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다 국내 시장에 생수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5년으로 당시에는 '무슨 물을 돈 주고 사 먹냐'는 정서가 팽배했다. 그만큼 수질오염 걱정이 덜했던 시절이었다.

우리나라 최초 생수는 1976년 미군 부대에 납품한 다이아몬드샘물이다. 주한외국인과 수출에만 한정됐고 일반인들은 구입할 수 없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외국인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판매를 허용했지만 올림픽 후 다시 판매를 금지하자 위헌법률심판 끝에 1995년 '먹는물 관리법'이 제정되면서 국내에도 생수 시장의 문이 열렸던 것.

그로부터 30여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고, 2025년에는 물 기근 국가로 분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엔은 연간 1인당 사용 가능한 수자원량(1천700㎥)을 기준으로 '물 풍요 국가'와 '물 부족 국가'로 나눈다. 1천㎥ 미만은 '물 기근 국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사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천45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일상에서 물 낭비는 여전하고 오·폐수로 인한 물 오염도 심해지고 있다.

인류의 문명은 물과 함께 발전해왔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지구 전체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이라도 '물의 가치, 미래의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윤주 지역사회부 부장대우 lyj2001@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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