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얼굴인식

@이윤주 입력 2021.11.04. 18:13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이 1949년 출간한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브라더'는 감시와 통제의 상징이다.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회 곳곳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최고의 권력자로, 그곳에서 개인의 사생활은 속절없이 무너져간다. 70여년전 소설 속 상황이 21세기 곳곳에 오버랩되며 '1984'는 현대사회 예언서로 통한다.

대표적인 것이 얼굴인식기술이다. 얼굴인식기술은 개인 얼굴의 특징을 구별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196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지만 상품화가 된 건 1990년대로 최근 AI(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며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곳은 미국의 기업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었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도 무서운 속도로 진입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얼굴인식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는 나라다.

전국 2억대의 폐쇄회로(CC)TV로 전 국민의 얼굴 사진을 확보한 중국은 주요 공항이나 역에서 얼굴만 카메라에 비치면 1초 안에 신분확인이 끝난다.

범죄 단속과 범인 검거에도 활용돼 칭다오 맥주 축제나 대형 콘서트 같은 곳에서 범죄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2019년 상하이 고속도로 검문소에서는 17년전 살인범이 붙잡히기도 했다.

영국도 이미 300만대 이상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콘서트나 경기장에는 모바일 감시 카메라도 배치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면 교통비가 결제되는 '페이스 페이'를 도입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얼굴인식 시스템 폐지를 밝혔다. 2010년 12월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한 지 약 11년 만이다. 이 시스템은 이용자가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인물을 '태그'하겠냐고 추천하는 식이다. 태그를 하면 태그된 사람들의 계정에도 해당 사진이 뜬다. 하지만 정부, 수사기관, 민간 기업 등에서 개인 정보를 오남용한 사례들이 나오면서 얼굴 인식 기술은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무조건 막을 기술을 아니지만 불완전해서 생기는 오류나 악용은 폐해가 심각할 수 있다. 재앙이 되기 전에 국제적으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할때다.

이윤주 신문제작국 부장대우 lyj200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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