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꿈이 없는 아이들

@최민석 입력 2023.01.10. 13:33

시람이라면 누구나 꿈을 꾼다. 꿈은 사람을 살아가게 만든다. 반대로 꿈이 없는 삶은 의미도 반감된다. 학창 시절 우리는 그것을 '장래 희망'이라 불렀다.

꿈은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른도 꿈을 꾼다. 그 꿈이 꼭 크거나 거창할 필요도 없다.

이렇듯 꿈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살아갈 힘을 주며 팍팍한 오늘을 버티게 하고 내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된다.

최근 광주 한 교육시민단체가 발표한 설문조사는 학생들의 진로와 꿈을 주제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광주지역 중학생 중 절반 가량이 희망하는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전국 초·중·고교 학생 2만2천702명, 학부모 1만1천946명, 교원 2천8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광주지역 학생 응답자 중 초등학생 13.8%, 중학생 45.7%, 고교생 25.7%가 희망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초등학생 42.4%, 중학생 51.0%, 고교생 52,0%가 희망 직업이 없는 이유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창 학업에 정진하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우리 10대 청소년 상당수가 꿈이 없다고 답했다.

주된 원인은 공교육 내 진로교육과 상담이 활성화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입시 중심의 교육 풍토와 학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인식 결여 등 사회구조적인 면에서 비롯된 면도 크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취학 전부터 선행 학습 중심의 학원에만 매달리는 교육방식, 이른바 SKY라 불리는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에 올인하는 학벌 중심의 교육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한국 부모들은 내신 1등급 받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잘 치르면 좋은 대학 가서 아이들이 저절로 꿈을 이루고 행복에 도달한다고 믿는다.

아이들의 적성이나 흥미는 뒷전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어른의 아바타가 된다. 로버트 월딩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최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서울대를 꿈꾸지만 하버드대는 행복과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하버드생과 빈민청년, 그 자손까지 85년간 2천여명의 삶 추적 결과 행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인간관계'라는 점을 규명했다. 꿈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최민석 문화스포츠에디터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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