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농구 좋아하시나요

@도철원 입력 2023.01.26. 14:47

채치수, 정대만, 서태웅, 송태섭, 그리고 강백호.

3040세대에겐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무명이던 '북산고'가 고교 농구 최강자 '산왕고'를 꺾는 파란의 주역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30년도 더 지난 만화 '슬램덩크'가 최근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개봉하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이 흥행에 성공했던 사례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이 영화는 당시 추억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이 극장으로 향하면서 개봉한 지 3주가 지났지만 국내 박스오피스 2~3위를 유지하면서 현재 누적 관람객 164만3천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농구 좋아하시나요', '영광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전 지금입니다' 등 수많은 명대사를 남겼던 희대의 명작이 바로 '슬램덩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우치'가 직접 감독으로 제작을 맡았다는 점도 큰 화제이긴 했지만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추억을 현실로' 만들어냈다는 거다.

중·고교 시절 느꼈던 감동의 장면을 정지된 만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실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그 관심은 결국 영화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영화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화를 보던 순간을 함께 했던 오랜 친구들과 다시금 옛 기억을 함께 나누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영화를 보고 안 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꿈 많았던 어린 시절을 다시금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를 많은 이들에게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추억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간만 나면 농구공을 들고 코트로 향했던 전국의 수많은 '강백호'와 '서태웅'이 다시금 가슴 뛰는 그때를 이야기하면서 잠시나마 바쁜 일상에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

농구공 튀는 소리에 아직도 가슴이 뛴다는 친구의 말에 '아직도 그러냐, 대단하다'며 서로 웃으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결론은 현실에선 농구를 하기엔 무리라는 것이었지만 머릿속에선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한 마디가 떠올랐다. '농구 좋아하시나요'라는 대사가 말이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대우repo333@mdilbo.com

슬퍼요
2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