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가 없는 기자의 발은 택시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이다. 광주지역을 취재할 때는 환승과 노선 체계가 잘 잡혀 있는 시내버스를 이용할 때가 많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노선이 허약한 전남지역에 취재를 갈 때는 시외버스와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그러다 한 번씩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버스를 타고 이동하곤 하는데 그때 느껴지는 시골의 냄새가 좋았다. 5일장을 가기 위해 보자기에 잔뜩 짐을 넣고 머리에 이고 버스에 힘겹게 오르내리는 할머니와 이를 차분히 기다려주는 승객과 기사, 버스 기사와 친근한 말투로 안부를 묻고 답하는 승객 등 광주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은 어렷을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래서 홀로 전남지역을 여행할 때면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 함평을 갈 때는 '함평 500번', 나주를 갈 때는 '160번'을 타면 저렴한 버스비를 내고도 여유롭고,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지난해부터 전남지역은 대중교통과의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목포 시내버스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버스 운행을 중단했고, 나주 시내버스도 경영난을 이유로 언제 멈춰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다행히 목포 시내버스는 운행 중단 65일 만인 오는 14일부터 정상 운행을 약속했지만 그마저도 언제 또 운행이 중단될지 모르기에 목포를 찾는 '나 홀로 여행객'과 시민들의 경우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
실제 목포 시내버스는 최근 3년간 파업 등을 이유로 4번을 운행 중단했다. 지난 2020년 2월 6일에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가 하루 만에 복귀했으며, 지난 2021년 5월 2일과 지난해 10월 18일에는 경영 악화와 노조 파업을 이유로 각각 25일과 29일간 운행을 중단했다.
시내버스를 취재 하다보면 사측은 '경영난'을, 지자체는 '형평성'을 이유로 각자의 주장만 고집하며 평행선을 달린다. 그 시이 피해는 항상 '차 없는' 일반 서민들만 당한다. 서로 열린 마음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은 수많은 사람의 무리, 즉 '대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이 점을 사측도, 지자체도 염두에 둔 채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면 다시는 달리던 버스가 차고지에 멈춰서고, 서민들이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오지 않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역지사지'의 입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종찬 취재1본부 차장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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