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네거티브 선거는 '그만'

@김종찬 입력 2024.01.29. 18:01

서로를 음해하고 비방하는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니 본격적인 총선 시즌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네거티브 선거는 선거 후보자 자신의 공약이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 후보자의 약점이나 비리를 폭로해 상대 후보자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선거 전략으로 수십 년간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가장 애용돼왔던 선거 전략 중에 하나다.

1948년 국회 개원 이래 가장 잘 먹혔던 네거티브 전략 중 하나로 좌파를 통칭하는 '빨갱이'가 있다. 빨갱이는 빨치산(유격전을 수행하는 비정규군 별칭)으로, 공산 게릴라를 칭하는 용어다. 빨갱이라고 하면 극 진보주의자로 통하며 국가를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로 만들려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이와 반대되는 용어로는 우파를 조롱하는 '친일파'가 존재한다. 1945년 세계 2차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의 잔재를 뿌리 뽑지 못한 과거사가 이같은 용어를 태어나게 했다. 보수 정치를 얕잡아 부르는 '친일파'는 언제나 좌파 정치인들에게 '친일 잔재'의 청산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좌·우' 이념 대립으로 인해 수많은 네거티브 전략을 내세웠고,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전남 정치를 보면 같은 당, 같은 이념 속에 묶인 이들이 벌이는 네거티브 전략이 판을 친다. '공천이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이후부터 상대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가정사를 들먹이며 도덕적인 문제인 듯 양 들춰내기 바쁜 모양새다.

최근 한 후보의 아내는 "가정사까지 가짜뉴스가 퍼뜨려져서 심각한 정신적 피해까지 입게 됐다"며 "거짓된 뉴스를 퍼뜨리고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나주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신정훈 반대'를 외치며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 연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았다"며 "외유성 해외 출장을 얼마나 다녀왔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신 의원은 "답할 가치도 없다"며 적극 반박했다.

이처럼 전남 곳곳 선거판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모두들 선거에 출마할 때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출마한다'고 변을 하지만 공천일이 다가올수록 헐뜯기에 바쁘다. 이럴수록 유권자들은 피로감에 정치를 멀리하기 마련이다. 예비후보들은 남을 헐뜯기 전에 나부터 지역에 얼마나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고민하길 바란다.

김종찬 취재1본부 차장대우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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