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again 2002

@이정민 입력 2024.02.20. 17:28

우리나라 국민들은 '2002'라는 숫자만 봐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2002년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함께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역사적인 해였다. 당시 태극전사들은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4강 진출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국민들은 당시의 희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올해 진행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도 온국민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우리나라는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해외파 선수들을 필두로 64년만의 우승을 노렸다. 특히 이번 국가대표 멤버는 '역대급 스쿼드'로 불리며 '큰 실수만 없다면 우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 다른 경기가 펼쳐졌다. 조별 리그부터 어려운 경기를 거듭했고 16강, 8강에서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친 끝에 겨우 승리했다.

4강 상대는 요르단. 축구 전문가들은 체력적으로 회복만 된다면 손쉽게 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유효슈팅 0개'라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0대 2로 패했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데 며칠 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4강 경기 전날 저녁 막내급인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에게 하극상을 했다는 것. 축구팬들은 패닉에 빠졌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의혹은 축구협회가 인정하면서 사실로 확인됐고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하극상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당사인 이강인은 사과문을 올렸고 손흥민은 현재까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단은 어떤 식으로든 다툼이 있었고 그 때문에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진 것까지는 팩트로 보인다.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된 탁구를 치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 간 단합이 되지 않고 연령별로 파벌이 형성됐으며, 리더인 손흥민의 지시를 막내급이 무시하면서 팀 전체가 흔들린 것이 문제다.

그러나 이제는 잘잘못을 따질 게 아니라 어떻게 문제를 봉합하느냐가 중요하다. 다음달에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이 치러진다. 그때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가서는 안된다. 2002년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뤄냈던 국가대표의 모습을 되찾길 바라본다.

이정민 취재3본부 차장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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