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에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
의대생들이 졸업할 때 맹세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일부 구절이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게 의사 본분이란 점을 알 수 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과 레지턴트 등을 전공의라 부른다. 이들에게 수련병원은 전문의가 되기 위한 관문이다.
광주·전남에는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곳이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광주보훈병원 4곳이다. 이곳에서 의업을 이어가는 전공의는 500여명 수준이다.
대학에서 이론과 지식을 습득했다면 수련병원에서는 현장 경험을 익힌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환자를 매일 만난다.
병원에서 전공의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은 교수와 전임의다. 여기에 간호사 등이 더해져 병원 의료진이 꾸려진다.
최근 수련생 신분인 전공의가 세간의 화제다.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무단 결근을 일삼고 있어서다. 학교로 치면 학생이 자퇴하겠다며 무단 결석을 한 셈이다.
전공의가 빠지자 지방 상급종합병원들은 의료 공백을 메우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평소 여러명이 나눠서 하는 업무를 교수나 전임의 등이 일인다역으로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전공의 없다고'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병원이 비정상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서울의 빅5 병원과 달리 광주·전남 주요 대학병원은 전공의들이 무단 결근한 며칠간 '의료 대란'이라 불릴 정도의 아수라장은 아니었다.
앞으로가 문제다.
병원들이 비상진료체제를 가동하며 응급·중증환자 진료에 치중하는 등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금은 말 그대로 전시 상황이다. 작금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어떤 사고가 갑자기 터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협상 방식이 틀렸다.
양측은 복잡한 셈법과 잘잘못 따지는 일에서 벗어나 대화의 장으로 나와 타협점을 찾기를 바란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이 순간에도 의료 현장에는 묵묵히 환자의 곁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의사들이 있다.
이관우 취재2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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