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춘래불사춘

@김현주 입력 2024.03.05. 16:58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사태가 보름을 넘겼다.

지난달 29일까지 복귀하면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 또한 넘긴 지 한참이다.

정부의 으름장에도 전공의들은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즐기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SMS를 중심으로 '의새 챌린지'를 벌이고 있다.

이는 의사와 새를 합성한 밈(Meme·인터넷 유행콘텐츠)으로 만들어 올리거나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관련 이미지에는 쉬는 동안 '다이어트'나 '군의관 친구 근무지 가서 이탈시키겠다'는 허무맹랑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의사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백번 양보해 생각해도 의료공백으로 숨지는 환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얼마나 나올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만한 행동이 아님은 분명하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웠던 현장 의료진들은 체력적 한계를, 치료와 수술을 미뤄온 환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 역시 '법대로' 하겠다는 말뿐 어떤 대안도 내놓질 못하고 있다.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 답답한 상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치권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공천 잡음 역시 가관이다.

4·10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이 옥석을 가릴 후보자는 보이지 않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비난과 비판만 줄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거대 양당의 총선 전략이라는 것이 제 허물은 덮고 남 흉보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니 기가 찬다.

'살길 찾기' 나선 일부 의원들의 명분 없는 탈당과 입당 움직임도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제 잇속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의료계와 정치권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싸늘하게 식는다.

지천으로 피고 나는 꽃을 보고도 봄을 느낄 수 없음이 이 때문인가 싶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듯 이 엄혹한 시기도 순리대로 풀리길 바라는 것이 전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온 국민이 오롯이 봄을 느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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