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애플레이션

입력 2024.03.21. 18:32 김혜진 기자

간단한 아침 대용으로, 출출할 때 간식으로 자주 찾게 되는 사과. 명절 차례상이나 제사상에도 꼭 오르는 과일 중 하나라 우리들에게 친숙하다.

우리들에게 그런 존재인 사과가 최근 낯설기만 하다. 가격이 심상치 않으면서다. 가파른 가격 상승으로 애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1천500억원을 긴급 지원하면서 사과 소매가는 주춤한 모양새다. 사과 10개를 기준으로 지난 7일 3만877원을 기록한 후로 소매가가 20% 떨어진 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중이다. 21일 기준으로는 2만4천41원으로 지난 날보다 0.2% 상승한 모양새다. 1년 전에는 2만2천904원이었고 평년 가격은 2만3천236원이다. 3만원을 넘긴 이후 가격 상승이 한풀 꺾였지만 예년에 비해 3.6% 상승한 가격으로 여전히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일 정부는 폭등한 사과 뿐만 아니라 배의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수입 과일을 20% 저렴한 가격에 마트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바나나 1천400t과 오렌지 600t이다. 그러나 바나나 경우 물량이 부족하다. 지난달과 비교해 4.4% 정도 많아졌을 뿐이다. 전달과 비교해 8% 더 수입하게 되는 오렌지는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10개에 1만5천561원이던 것이 21일에는 1만6천232원이다. 평년 소매가(1만2천61원)과 비교하면 34%나 올랐다. 특히 지난 1월부터 할당관세를 적용해 관세가 50%이던 것을 전혀 받고 있지 않음에도 이같은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에 대한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가는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소매가 경우 정부의 지원 등으로 일시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과 10㎏ 기준 21일 도매가는 9만1천180원이다. 전날 9만2천640원이던 것보다는 소폭으로 하락한 가격이나 일주일 전에는 9만1천40원으로 9만1천원을 기준으로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달 전에는 8만8천412원, 1년 전에는 4만1천420원, 평년 4만940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것이다.

이같은 '애플레이션'에 과일이 전체적으로 비싸지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출하량이 크게 줄지 않은 감귤 경우 사과, 함께 상승 중인 배에 대한 소비 분산 효과로 인해 가격이 절반 이상 올랐다. 토마토, 딸기도 마찬가지로 가격이 상승했다.

과일, 야채 가격 폭등으로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이 오지는 않을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 이 사과고개는 언제야 끝날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터널의 어둠만 짙어질 뿐이다.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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