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선거 민심은 '정권심판'을 택했다.
야당은 정권심판론의 최대 수혜자가 됐지만 안심하기 이르다. 실제로 일각에선 들끓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야당 역시 또 다른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는 듯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취임 일성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민생 파탄과 경제 추락을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독재를 막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심이 원하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민심은 한데 머무르지 않고 변한다.
2년 전 현 정권을 지지했던 민심이 지금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를 심판해 주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 셈이다.
옛 성인들의 가르침에서도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맹자의 이루상(離婁上) 편에는 '桀紂之失天下也 失其民也(걸주지실천하야 실기민야) 失其民者 失其心也(실기민자 실기심야)' 글이 등장한다. 이는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은 것은 그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며, 그 백성을 잃은 것은 그들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즉, 백성들로부터 성군이 추앙받는 것도 폭군이 지탄을 받는 것도 백성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갈라졌음을 알려준다.
또 공자가 정리한 서경(書經) 채중지명(蔡仲之命) 편에는 '皇天無親 惟德是輔(황천무친 유덕시보) 民心無常 惟惠之懷(민심무상 유혜지회)'라는 글이 등장한다. 이는 백성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으며 오직 혜택을 주는 사람을 따르기 마련이라고 밝히고 있다.
맹자와 서경에서 유래된 민심무상(民心無常)이란 백성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한다는 뜻으로 백성들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고 정치가 하는 바에 따라 착하게도 되고 무섭게 변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이는 백성들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천하를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4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 바로 민심무상일 것이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변하는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을 무겁게 생각하고 입으로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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