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헤이마켓 사건

@김혜진 입력 2024.04.30. 17:35

1886년 5월 4일,미국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터졌다. 이날 헤이마켓 광장에서는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사흘 전인 5월1일 방직공장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는데 이틀 후 경찰이 파업 농성을 해산시키기 위해 발포하며 1명이 목숨을 잃고 여러 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4일 저녁 헤이마켓에서 열렸고 이곳서 노동자들과 시민은 발포한 경찰에게 무안이라도 주려는 듯 평화시위를 펼쳤다. 전날 경찰에게 죽임을 당한 노동자를 추모하고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그러나 경찰은 이들을 강제 해산시키려했고 누군가 폭탄을 던졌다. 이에 경찰은 발포로 맞섰다. 결국 이 폭발과 발포로 경찰 7명과 4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경찰은 폭발 사건의 배후로 노동운동가와 무정부주의자를 지목했고 그 중 8명을 재판에 회부했다. 경찰은 이들이 폭탄을 던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이들 전원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한 명을 제외한 7명은 사형을 선고 받았고 실제로 네 명은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들은 후에 '시카고의 8인'으로, 대규모 평화시위이자 유혈사태가 되어버린 날은 '헤이마켓 사건'으로 불리게 된다.

이로부터 3년 후 프랑스 파리에서는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인터네셔널 창립대회가 열렸다. 이곳에서 각국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위해, 또 이같은 시위에 유혈탄압한 경찰에 대항한 '헤이마켓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5월1일을 노동절로 결정했다. 이들은 노동절을 '기계를 멈추자'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해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동맹파업을 하자'는 세 가지 결의를 실천하는 날로 선언한다.

이후 영미권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5월1일 노동절을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노총의 전신인 대한노동총연맹의 창립일일 3월10일을 노동절로 정했다가 1963년 정부에 의해 근로자의 날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이후 1994년부터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지내고 있다.

노동운동으로 희생 당한 각국의 이들을 기리며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근로자의 권리와 노고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날이 되길 바란다.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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