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어린이날

@도철원 입력 2024.05.02. 17:48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를 지나 어른이 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푸르른 5월이 되면 항상 입안을 맴도는 노래가 바로 '어린이날 노래'다.

1948년부터 불려 왔다고 하니 아마도 우리네 부모님 세대들도 어렸을 때부터 불렀던, 지금으로 따지면 '3~4대'가 모두 아는 애창곡이나 다름없을 듯싶다.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어린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서로 내가 맞네, 네가 맞네하며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공식적으로 선물 또는 용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언제 까지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기에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현재 어린이는 만 0세부터 만 11세까지라고 규정하고 있어 초등학교 6학년까지가 공식적으로 '어린이날'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가 맞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만 12세인 6학년도 있겠지만 그 정도쯤이야 너그럽게 넘어가도록 하자.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처음 제정했을 때는 '아이들에게 민족정신 고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대적 상황이 다르기에 어린이날에 대한 의미는 달라졌지만, 어린이들을 존중하고 사랑으로 대하는 마음을 갖자는 의미는 시대를 떠나 변하지 않는 가치인 셈이다.

비록 사랑하는 마음이 물질적인 선물로 대변될 수도 있지만 선물을 받고 즐거워할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다.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이쁘게 잘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만 알아줬으면 하는데 선물에만 정신이 팔린 것을 보면 어떤 때는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어린이날이 지나면 어버이날, 그리고 부부의 날까지 온 가족을 대상으로 한 기념일이 연달아 기다리고 있다.

지갑이 좀 많이 가벼워지겠지만 일 년에 단 한 번씩이니 꾹 참고 허리띠를 졸라매 보자. 부모가 돼보니 우리네 부모님들도 5월에 지금의 우리처럼 똑같이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전화도 드리는 것, 가장 쉬운 일이지만 잘되지 않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어린이날에 자녀만 챙기지 말고 부모님한텐 '영원한 어린이'인 우리도 안부인사라도 꼭 해보면 어떨까.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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