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어버이날과 카네이션

@김종찬 입력 2024.05.06. 17:09

1956년에 제정된 '어버이날'이 올해로 68주년을 맞이했다. 어버이날은 1956년 도입됐을 당시 어버이가 아닌 어머니의 날이었다.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어머님께 효도하는 날로 처음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아버지들이 소외된다는 불만의 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자 지난 1972년 어버이라는 명칭으로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버이날은 산업화·도시화·핵가족화로 퇴색돼 가는 어른 봉양과 경로사상을 확산하고 국민정신계발의 계기로 삼아 우리 실정에 맞는 복지사회건설에 기여하도록 하는 범국민적 기념일이다. 각 지자체는 이날을 전후해 '경로주간'을 설정, 양로원과 경로원 등을 방문해 위로하고, 민속놀이 및 국악행사 등으로 노인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어버이날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단연 '카네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카네이션을 주는 전통은 미국에서 유래했지만 현재의 미국에서는 사라졌고, 우리나라의 고유 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필자도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버이날은 항상 준비물로 색종이와 풀이 있었다. 처음에는 꽃을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몰랐던 어린 필자는 선생님이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대로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꽃 가운데에는 삐뚤빼뚤해 잘 알아먹지 못하는 글씨지만 정성을 다해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다. 부모님들이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운동이나 스포츠 관련 도구와 필요한 물품들을 선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필자의 주변에도 골프나 수영을 시작한 부모님을 위해 갖가지 용품을 선물하는 친구들을 볼 수 있다. 결혼한 친구들은 본가와 처가에 용돈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필자도 공휴일과 공휴일이 아닌 날로 구분짓는 생활을 하게 되면서 어버이날에는 퇴근하는 길에 집에 케이크 하나 사서 부모님께 드리는 정도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직접 만들진 않더라도 카네이션 한 송이를 사서 부모님께 선물로 드려야겠다. 어렷을 적 기억을 되살려 부모님께 다가가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김종찬 취재1본부 차장대우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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