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오월이 찾아왔다. 지역민들에게 오월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80년 5월,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오월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식이 매년 거행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한 인물의 등장으로 세간이 떠들썩했다. 주인공은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다.
지난해 3월 14일 전씨는 SNS에 어린 시절 전두환과 찍은 사진 등을 공개하며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전두환 일가에서 '학살'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씨는 SNS 통해 전두환 일가의 초호화 생활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등 불법 행위를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싶다고 밝히며 광주 방문을 약속했고 같은달 30일 실제로 광주를 찾았다.
이후 3일간 광주에 머물며 공식·비공식으로 5·18 관계자들과 만난 후 상경했다.
이 과정에서 5·18 피해자들을 만나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자신의 겉옷을 벗어 묘비를 닦아 세상을 또한번 놀라게 했다.
그리고 1년이 흐른 지금, 그는 어디 있을까. 그에 대한 소식은 법정에서 알려졌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마용주·한장훈·김우진)는 지난달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국에 체류하면서 다수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 스스로도 SNS 등장과 함께 자신의 마약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상에 깜짝 등장했던 전씨는 어느 순간 재판과 함께 종적을 감추고 있다.
지난해 활발하게 했던 '사죄 행보'도 이제는 없다. SNS를 통해서 국민들과 소통했던 계정도 모두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사죄 행보에 대해 대다수의 지역민들도 긍정적으로 바라봤지만, 그도 할아버지인 전두환과 마찬가지로 마약으로 인한 범죄자에 불가한 것일까. 5·18 피해자나 유가족 등은 그의 사과로 어느 정도 '치유' 받았다고까지 했는데 그의 결말은 '잠적'에 그쳐 참으로 아쉽다.
취재1본부 이정민 차장대우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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