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6월 고흥 나로도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한국형 발사체이다. 누리호에 실려 백두산 천지 온도를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 완벽하게 지구로 보낸 10㎝x20㎝x30㎝ 규모의 큐브 위성도 대한민국 우주 개척의 대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데 한몫했다. 조선대에서 연구 개발한 '스텝 큐브 랩-2'로 명명된 이 위성은 오는 2025년 누리호 4차 발사때도 장착, 신골드러시로 통하는 우주 대항해시대에 확실히 각인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조선대의 대외 경쟁력은 우주항공 뿐만 아니라 의대약대치대 등 완전한 약학의료대학 체계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대한민국 원자력 분야에서 조선대 원자력학과 출신들의 활약 역시 눈부시다. 이렇게 수많은 동량을 배출한 조선대이나 대외적 평가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가 탈락은 지금도 아쉬움을 준다. 1988년 '1.8항쟁'으로 학내 민주화를 이룬 조선대는 완벽한 평가 지표에도 인가를 받지 못해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로스쿨 유치 실패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뒤따랐고, 민주화의 역설론도 제기된다. 이는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총장을 비롯한 대학 집행부가 외줄타기 곡예사처럼 내몰리는 현주소와 맞닿아 있다. "어디 얼마나 잘한가 보자"는 조직의 냉소적 자세, 무엇보다 학내에 뿌리깊은 정치는 심각한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으며 내부 경쟁력을 갂아먹고 있는 현실을 직격한다. 이러한 내부의 음습한 기류앞에서, 터져 나오는 구성원들의 깊은 한숨은 주인없는 조선대의 답답함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조선대가 글로컬30대학 공모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락했다. 내년과 재내년, 10자리만 남겨두고 있다.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 재정적인 면도 그렇지만, 지난 1946년 대한민국 유일 민립대학으로 문을 연 이후 인재 양성에 한 축을 담당해온 점을 감안, 최종 30개 대학 명단에 포함돼야 함은 당연하다. 구성원들이 대의에 공감하고 총력을 쏟았는지 아니면, 총장과 이사장을 나무위에 올려놓고 흔들어되진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볼 때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벚꽃피는 순서대로 학교문을 닫는다는 세간의 걱정앞에서 조선대도 자유롭지 못하다. 총장이 앞장서고, 구성원의 역량으로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미래를 주도하는 자랑스런 사학으로서 재도약을 응원한다.
이용규 신문제작국장 hpcygle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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