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오랫동안 달은 꿈과 상상의 공간이었다.
달 표면에 어렴풋이 서린 그림자를 보며 계수나무 아래 떡방아를 찧는 토끼 설화를 떠올리고, 호랑이에게 쫓긴 남매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오빠는 해가 되고 동생은 달이 됐다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친근하다.
1969년 7월20일, 미국 아폴로 11호를 타고 날아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 인류는 그곳에 계수나무도 토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반세기 넘게 지난 지금도 한가위에 두둥실 뜬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것은 달이 지닌 특유의 신비로움 때문이다.
달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시각은 정반대다. 달의 여신 '루나(luna)'에서 온 '루나틱(lunatic)'은 미치광이를 뜻한다. 특히 서양에서 보름달은 불길함의 상징이다.
반면 동양에서는 오랜 기간 풍요와 행운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0여개의 세시풍속 중 절반 가까이가 정월대보름이나 추석과 관련이 있을 정도다.
사실, 지구와 달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달은 지구에서 38만4천400㎞ 떨어진 지구의 유일한 자연위성이어서다. 달은 지구 주위를 원형이 아닌 타원형으로 돌기 때문에 볼 때마다 크기가 조금씩 변한다. 보름달이어도 크기가 다른 이유다.
지구와 가까워져 평소보다 크게 보이면 '슈퍼문', 먼 지점을 지날때는 가장 작은 '미니문'이 뜬다. 지구 중심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울 때는 평균 36만3천396㎞, 가장 먼 때는 평균 40만5천504㎞로 그 차이가 4만㎞에 이른다.
올해 세번째 슈퍼문이자 가장 큰 보름달이 오늘밤 뜬다. 이때 달과 지구의 거리는 35만7천400㎞로 지구-달 평균 거리인 38만4천400㎞보다 약 2만7천㎞ 더 가깝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달이 가장 둥근 모양을 띠는 시점은 오후 8시26분이다. 이때가 달과 지구, 태양이 정확히 일직선을 이루는 순간이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밤하늘을 보는 것도 드문일이 됐다. 슈퍼문은 날씨가 허락해야 마주할 수 있는 우주의 귀한 선물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날씨가 좋아 어디서든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무엇이든 좋다. 가을밤 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보름달을 보며 오랜만에 소원을 빌어보자.
이윤주 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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