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공놀이가 뭐가 재밌어.'
명작으로 손꼽히는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인 강백호가 외친 이 대사는 공으로 하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익숙한 표현이다. 주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줄 때 '그깟 공놀이가 뭐가 재밌어' '그깟 공놀이가 밥 먹여주냐'는 식으로 쓰인다.
올해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에는 '그깟 공놀이'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수비는 아쉽지만 올해 기아 타이거즈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다. 여기에 광주를 연고로 한 선수이자 프로 3년차에 접어든 신인인 김도영이 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실력을 드러내자 타이거즈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시즌 중간, 김도영의 내추럴 사이클링히트와 10 홈런 10도루를 기념하는 유니폼을 온라인 팀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는데 이를 구입하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인해 한동안 팀스토어 서버가 마비되는 등 유례 없는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광주 챔피언스필드로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광주 팬들은 말할 것도 없이 전국의 타이거즈 팬들이 광주로 발걸음하면서 다. 8월을 지나면서부터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홈경기 티켓에 더 많은 웃돈이 붙기 시작할 만큼 인기는 치솟았다. 올 시즌 KIA는 홈 경기에서 30번의 매진과 홈 관중 125만9천249명을 기록, 종전 최다 기록인 2017년 102만4천830명을 한참 웃돌았다.
침체된 경기에 힘들어하던 지역민들은 KIA 경기를 보며 잠시 시름을 잊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지역 경제에도 미소를 선사했다. 역대 홈 최다관중을 기록한 만큼 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외식업장의 매출이 오르고 숙박업계도 웃음을 되찾았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홈 경기장 1.5㎞ 반경 이내 외식업장에서 발생한 전체 카드사 일 평균 매출이 지난해 대비 11% 증가했다. 경기기간 한 호텔은 객실 점유율이 많게는 2배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큼은 '그깟 공놀이'가 아니라 '니 땀시 살어야~'이다. V12를 기원한다.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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