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을 거듭하며 말도, 탈도 많았던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끝났다.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평가도 이어진다.
국회 국정감사처럼 지방의회의 행감 또한 한 해의 농사라고 불린다. 행감에서 얼마나 수확을 잘했느냐를 두고 의원 실력을 가늠한다. 그렇기에 의원들은 행감에 화력을 쏟아붓는다. 정책과 예산, 조직 등 집행부에 대한 대부분이 행감 대상이다. 자료 제출부터 증인 출석까지 의원들에게 주어진 권능 또한 대단하다. 오히려 권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지 않으면 '맹탕' 행감이라는 비웃음을 받는다. 그렇기에 행감을 앞두고는 의회의 불은 24시간 꺼지질 않는다.
그만큼 언론들도 관심을 집중한다. 의원 한마디 한마디가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그러다 보니 의원들은 정책 검증을 넘어서 '퍼포먼스'도 곁들인다. 그 또한 행감의 내용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시민의 관심을 끌어내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스타성까지 증명하게 되면 의원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결과다.
그러나 때론, 어쩌면 종종 태도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며 행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의원은 시민의 의사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해 정책의 개선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그 전달 수단에 호통이나 비꼼, 조롱이 섞이면 당사자는 물론, 의회, 나아가 정치에 대한 품격을 떨어뜨린다.
또 태도는 단순히 언어적인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논리적이고 근거 있는 질의, 존중을 전제로 한 대화, 건강하고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를 포함한다.
더군다나 피감 대상인 집행부나 피감 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행감 기간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한 시의원이 PR컨설팅사인 더킹핀과 회사 대표를 두고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거나, 평가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특정 회사가 집행부나 산하기관과 반복적으로 계약을 맺는다는 사실을 포착해 검증의 칼날을 깊게 들이민 건 응당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회사 대표의 프로필까지 화면에 걸고 "킹핀이 너무나도 능력이 좋아서 1인 여성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능력이 너무도 좋으셔서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와 같은 발언을 한 건 부적절했다. 당사자는 모욕감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광주를 기반으로 지역 인재를 데리고,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옛 유니버시아드) 홍보대행사까지 할 정도로 전국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굳이 폄훼할 필요도 없었다. 결국 감사 뒤에 남은 건 상처와 오해뿐이 아닌가.
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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