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면 등장하는 필수품. 핫팩(hot pack)의 계절이 왔다. 핫팩은 보온을 하거나 찜질을 할 때 사용하는 따뜻하거나 뜨거운 팩이다. 흔들어서 열을 내거나 충전해서 쓰는 것까지 종류나 방식도 여럿이다.
핫팩 이전에는 주로 조약돌이 휴대용 손난로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는 돌을 달구어 찜질용으로 사용하거나, 구리로 만든 휴대용 난로에 넣어 다녔다는 기록도 있다. 실제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겨울이면 시골에서 논두렁 밑에서 돌을 구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추운 겨울 달궈진 돌은 난방의 중요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지금의 일회용 핫팩은 100여년전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일본의 니치 마토바가 1912년 핫팩의 기초를 마련했다. 부직포 주머니에 쇳가루와 촉매를 넣어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이었다. 겨울철 전쟁터에 내몰린 병사들을 추위로부터 구하기 위해 고안해낸 군용 물품이었다. 저체온증이나 동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이 발명품은 1923년에 특허를 받았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동일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핫팩의 원리는 '철의 산화 반응'이다. 핫팩을 구성하는 물질은 미세한 철 가루, 활성탄, 소금, 물 등으로 이 가운데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산화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핫팩은 저렴한 비용과 간편한 사용법으로 큰 인기를 끌며 겨울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추운 겨울 야외에서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경찰이나 군인은 물론 캠핑, 학교, 출퇴근길에서도 자주 사용되며, 일상생활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용량이나 크기에 따라 시간과 비용은 차이가 있지만, 1천원 남짓한 핫팩 하나면 10시간은 온기가 유지되는 가성비 좋은 난방용품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가성비 때문에 해마다 사용량은 늘어 편의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마다 우리나라에서만 2억개 가량의 일회용 핫팩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일회용 핫팩은 아무리 수명을 연장한다고 해도 재활용이 불가해 한번 판매된 핫팩은 언젠가는 버려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충전식이나 실리콘팩 등 친환경적인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조금은 불편해도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재활용이 가능한 핫팩을 사용한다면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실천이 될 수 있겠다.
이윤주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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