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가장 큰 화제는 단연 '첫눈'이 아닐까 싶다.
가을은 건너뛰고 바로 겨울로 가버린 것 같은 느낌 속에 '첫눈'마저 온다고 하니 예년처럼 뭔가 로맨틱한 '첫눈'이 내리지 않을까 기대를 했을 이도 많았을 것 같다.
예전에 한참 큰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도깨비의 OST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라는 노래처럼 뭔가 애틋한 감정이 담긴, 뭔가 몽클몽클한 감성을 자극하는 게 바로 '첫눈'인데 올해 내린 첫눈은 그 기대나 감성을 산산조각내기에 충분했다.
한 겨울도 아닌데 서울 등엔 적설량 20㎝이상인 폭설이 내리고 강원도 어디 선간 50중 추돌 사고가 일어나는 등 그동안 '첫눈'에서 쉽게 보지 못한 풍경이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광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항상 첫눈 하면 무등산 정상에 내린 눈꽃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올해 첫눈은 상당히 양이 많았던 데다 시내에선 눈이 아닌 우박이 마구 쏟아졌다.
거기에 바람까지 세게 불면서 우박을 맞으면 따가운 통증을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11월에 이런 폭설이 내린 건 117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다르게 보면 새로운 역사적 풍경을 봤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던 이변을 체감해야만 했던 세대가 됐다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올여름철 이상고온이 앞으론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듯이 첫눈 폭설도 앞으로 자주 보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건 비단 혼자만이 아닐 거 같다.
점점 이러다가 우리가 그동안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머지않아 사라지는 것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저버릴 수가 없다.
봄에는 꽃놀이, 여름엔 피서, 가을엔 단풍구경, 겨울엔 눈구경 하는게 거의 국룰이나 다름없었는데 아마 우리 다음 세대에선 여름과 겨울만 있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해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믿고 싶다.
다음엔 진짜 기다렸던 첫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가족들과 함께 그 첫눈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이번에 내린 그 무언가는 '그냥 우박 아니면 비'였다 그렇게 믿고 싶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대우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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