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임시 공휴일

@김혜진 입력 2025.01.22. 18:15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공휴일이 아님에도 국가가 지정하는 휴일을 일컬어 우리는 임시공휴일이라 한다. 당초에는 의무적으로 쉬지 않아도 됐으나 2022년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은 쉬거나, 근로자를 출근시킬 경우에는 유급휴가를 지급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목적인 '내수 증진'을 위해 지정된 것은 2015년부터이다. 대부분 징검다리 연휴에 지정됐다. 2023년부터는 매해 임시공휴일이 지정됐다.

올해도 임시공휴일은 지정됐다. 오는 27일이다. 주말과 설 연휴 사이 낀 하루로 6일간의 긴 연휴가 완성됐다. 31일 연차를 쓴다면 최대 9일을 쉴 수 있게 된다. 근로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가 임시공휴일 지정 목적으로 내세운 '내수진작'에 도움이 되는지는 물음표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흘 동안 국내 6곳의 국제공항에서는 총 134만295명이 해외로 떠난다. 인천공항에서만 104만6천647명이 떠난다고. 날짜별로는 토요일인 25일에 가장 많은 승객이 떠난다. 15만3천명이다. 출국자가 가장 적은 날은 설 당일인 29일인데 그마저도 11만5천명에 달한다.

열흘 동안의 출발 승객을 일 평균으로 따지면 13만4천명인데 지난해 설 연휴 일평균(11만7천명)보다 13.8%가 늘어난 수치이다.

임시 공휴일 지정 이후부터 해외여행 정보를 나누는 카페 등에는 '설 연휴 출국시 공항에 몇시간 전 도착해야하느냐'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중이다. 이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알린 순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이에 임시공휴일을 31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명절 전보다 명절 이후가 가족끼리 근교로 나들이를 갈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측이 배경이 됐던 바다.

정부는 이미 27일로 임시공휴일을 언급했던 바, 계획을 바꾸지 않았다. 이같은 소식에 제주도를 포함한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역들은 벌써부터 울상이다. 계엄이니 탄핵이니 하는 혼란한 정국 때문에 경제적 타격이 컸던 바, 명절 연휴라도 기대했던 지역들이다. 관광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 지역 상권은 말해 무엇할까. 명절 연휴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는 손님, 명절 후 외식하려는 가족 단위 손님 등을 기다렸던 터다. 선심성 임시공휴일 지정이 나쁜 이유다.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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