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미국 LA 산불은 남산 면적 79배인 2만3천㏊의 산림과 주택 1만6천여 채를 태웠다. 산불이 대형화한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한 기상과 강풍, 산림 인접 지역에 들어선 건축물과 산림의 연료량 증가 등 복합적 요소가 작용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최근 좀처럼 보기 드문 폭설이 며칠째 이어졌다. 일본 역시 기록적인 폭설로 니가타현 쓰난마치가 330㎝, 야마가타현 오쿠라무라가 304㎝를 기록하면서 고속열차 이날 운행이 중단됐고, 고령자를 중심으로 상당수의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북회귀선에 걸쳐있어 겨울 평균 기온이 영상 15도 내외로 비교적 온화한 편이었던 대만도 최근 기온이 영상 5도, 체감온도는 영상 1도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는 이례적인 겨울 추위로 1천300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대만은 겨울이 춥지 않은 탓에 난방을 강하게 할 필요성이 없어 주거시설에 온돌과 같은 난방시스템이 보편화돼 있지 않아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겨울철 평균 기온은 25도 안팎으로 따뜻한 나라였던 태국도 수도 방콕이 9도까지 내려갔고, 북부 펫차분 지역은 영하 3도까지 떨어지며 서리가 관측됐다.
따뜻한 태국에서는 이런 날씨는 사실상 강추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기도 했다.
미국 산불을 비롯해 일본의 폭설, 대만·태국의 강추위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이런 이상기후에 대한 용어인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를 '기후 위기'와 '지구 가열화'로 변경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같은 뜻 아니냐며 단어를 굳이 바꿀 필요 있냐는 반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언어의 강한 힘을 무시한 생각이다.
'기후변화'라는 표현은 긴 시간 동안 느리고 완만하며, 점진적인 느낌을 준다. 천천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떠오르게 만든다. '지구온난화'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결코 느긋하게 생각할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심각하다는 증거가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시급하게 변화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기후 위기'와 '지구 가열화'라는 표현이 중요한 이유다.
선정태 취재2본부장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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