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천선 턱밑에서 흔들리고 있다.
숫자 하나지만, 이 선은 시장의 심리를 가르는 경계이자 투자자 신뢰의 바로미터다.
지수가 이 지점을 지켜내지 못하면 단기 상승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폭발할 수 있고 한국 증시 고평가 논란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흐름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 미국의 금리 동결 기조 속에서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국내 기관도 실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매도세를 키우고 있다.
거래량은 늘었지만 에너지는 분산돼 있다. 소수 대형주만 버티는 반면 중소형주와 성장주는 낙폭이 커지고 있다. 지수는 여전히 강해 보이지만 속은 약한 구조다. 4천선이 무너질 경우 그 충격은 단순한 수치 하락에 그치지 않는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반도체 기대감과 정책 모멘텀으로 빠르게 치솟았다. 그러나 상승의 속도가 빠른 만큼 조정의 반작용도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일부에서는 3천900선 테스트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이는 단기 과열의 냉각 과정이자, 시장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문제는 심리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숫자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천이라는 상징적 숫자가 깨지는 순간 투자자들은 차트를 보기보다 감정으로 반응한다. 손절매가 쏟아지고, 공포 매도가 연쇄적으로 번지는 이유다. 따라서 이 구간에서는 기술적 분석보다 심리 관리가 더 중요하다.
투자자 입장에선 방어 전략이 필수다.
실적 불확실성이 큰 성장주나 변동성 높은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 리스크를 흡수하는 것이 현명하다.
반면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 특히 배당 안정성과 글로벌 수출 경쟁력이 있는 종목은 단기 조정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책 당국의 역할도 크다. 시장의 불안이 금융 불균형으로 번지지 않도록 신용·레버리지 관리에 신중해야 한다.
"빚투도 투자"라는 안일한 메시지는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운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의 공유가 아니라 현실의 경고다. 4천선은 단순한 지표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체온계다. 지금의 흔들림은 한겨울의 냉기일 수도, 다음 봄을 위한 정화일 수도 있다. 지수의 방향은 예측할 수 없지만,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숫자에 흔들리기보다 구조를 보고, 공포보다 기회를 볼 때 비로소 시장은 다음 10년을 준비할 수 있다.
이관우 취재1본부 차장대우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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