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원전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임낙평 기후1.5포럼 공동대표 입력 2026.02.19. 17:57
임 낙 평(기후1.5포럼 공동대표)

1990년 전후, ‘2030년 전남 지역 30기 원전건설 계획’이 있었다. 전두환 정권 때 전남 남해안 6개 지역에 2030년까지 30기 원전을 짖겠다는 계획으로, 1989년에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영광원전 1기와 2기가 막 가동을 시작했고, 3기와 4기 건설을 두고, 정부와 지역주민들, 환경단체들이 갈등과 대립 중이었다. ‘전남 원전 30기 추가계획’은 지역사회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정부는 이미 해당 지역인 신안 해남 장흥 보성 고흥 여천 등의 예상부지를 공업지역으로 고시했었다. 그곳에 4-6기의 원전을 지을 계획이었다. 토지 소유주도, 해당 자치단체들도 모르고 있었다. 미래 폭발적인 에너지 수요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광주전남 대책기구도 창설되었다. 이후 10년 동안, 그들은 ‘30기 원전건설 취소’를 외쳤다. 집회와 시위가 반복해서 계속되었다. 당시 광주전남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1990년대 말, 마침내 김대중 정부는 30기 건설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해남지역 주민들은 해남체육관에서 백지화를 환영하는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금 한국은 세계 5대 원전 국가이다. 26기 가동 중이고 4기가 건설 중이다(2기는 영구정지). 전남 30기 건설계획은 취소했지만, 역대 정부는 원전을 추가했다. 울진 울산 경주 등 동해안 지역은 세계 최대의 원전 밀접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핵 정책’을 들고나왔지만, 에너지 전환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정부에서 원전 추가건설을 확정했다. 1.4GW(140만KW) 대형 원전 2기와 SMR(소형원전) 1기를 2038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금세기 중반까지 원전이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정부는 AI 데이터 센터, 반도체 산업 등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현 정부는 야당 시절, 추가건설 반대입장을 안타깝게도 선회했다. 불가피하다고 하면서.

과연 정부의 결정은 정당한가? 그동안 역대 정부는 에너지 전환에 무관심했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급신장(Sky-Rocketing)했고, 인류의 주력 에너지로 등극했지만 한국은 예외였다. 세계전력에서 재생에너지는 30% 넘지만, 한국은 겨우 10% 내외로 역대 정부는 재생에너지에 멀리했고, 핵에너지와 석탄에 의존했다. 세계는 재생에너지를 통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늘려왔지만, 한국은 ‘강 건너 불구경’하며 외면했다. 한국의 자동차, AI와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산업은 세계 인류를 달리고 있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은 거의 제로 상태다.

정부는 원전 증설 구상을 재고해야 한다. 대안이 있지 않는가? 재생에너지 도입에 따른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기술과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 기반 위에 데이터 센터, 반도체 산업 등도 추진해야 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RE100(100% 재생에너지)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원전 증설이 없더라고, 2030년대까지 한국은 원전 강국이다.

추가건설은 후세대에 더 큰 위험을 전가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 신규원전 유치 움직임이 있고, 소수지만 전남에도 유치하자는 주장이 들린다. 전남도가 밝혔듯이, 전남이 유치한 AI 데이터 센터나 향후 등장할 반도체 산업도 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전남 혹은 영남, 한반도 어디에도 원전 증설은 위험한 일이다. 경제적인 반대급부로 지역주민들을 꼬드기는 방식의 입지 선정도 타당하지 않다.

정부의 극히 위험한 고준위 핵폐기물의 처분 대책도 아직 없다, 생각해 봐야 한다. 미래 평화와 안전, 번영을 희구한다면, 원전 증설을 동결하고 극히 위험한 핵물질의 생산을 줄여야 한다. 수백 년, 자자손손 후손들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일을 강행해서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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