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두드럭배말·흰발농게 등 '다채'
염생식물 '군락' 이루며 환경 보전
어민들과 해양쓰레기 등 수거 '주목'
너른 잿빛 갯벌에 '붉은 단풍' 들었나···가는 곳곳 '황홀경'
신안 너른 갯벌에 군락을 이룬 칠면초 염생식물이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를 맞아 활짝 피었다.
작렬한 햇빛이 따가운 여름이지만, 가을 단풍이 든 듯 붉은 빛으로 붉게 물들었다.
움푹 파인 바다 수로인 갯골(갯벌 골짜기) 사이사이로 농게와 짱뚱어 등 갯벌 생물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조업을 나갔던 배들은 물빠진 갯벌에 파묻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청정 갯벌인 신안 갯벌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조용하지만 오밀조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생생한 갯벌 현장의 모습이다.
◆청정갯벌 자원 '풍부'
섬이지만 광활한 농경지에 섬처럼 인식되지 못하는 신안 지도. 하지만 신안 지도는 그 어느 곳보다 넓고 광활한 갯벌을 자랑하는 곳이다. 갯벌에서 생산된 자원도 풍부하다.
지도 갯벌 중 내양리 갯벌은 나문재와 민챙이, 농게, 칠게, 망둑어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낙지뿐만 아니라 봄에는 실뱀장어도 어획되는 청정 갯벌이다.
특히 내양리 갯벌은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에는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장관을 이룬다. 염생식물은 소금기를 지닌 식물로, 깨끗한 갯벌에서 자란다.
신안 지도 갯벌은 내양리 갯벌 이외에도 봉리 갯벌, 감정리 갯벌, 오룡갯벌, 태천리 갯벌, 내동 갯벌 등 섬 곳곳 갯벌이 산재해 있다. 펄 갯벌인 봉리갯벌에는 애기두드럭배말, 총알고둥, 올리브복형조개, 방게, 칠게, 흰발농게, 홈발딱총새우,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등 갯벌 생물이 풍부하다. 특히 봉리갯벌에는 모래와 자갈, 바위가 널려 있지만 갯벌을 파면 게르마늄이 풍부한 펄이 드러나 남다른 묘미를 드러낸다.
오룡갯벌에는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와 방게, 풀게, 칠게, 사각게, 가지게 등 각종 게가 뛰논다. 갯벌 곳곳에 게가 구멍을 파고 들어간 흔적이 많고, 갯지렁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내동갯벌에는 주변에 발달된 염전으로 염생식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다. 갈대도 군락을 이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갯벌에 펼쳐진 염생식물 '장관'
신안 지도 갯벌은 가는 곳곳마다 붉은색의 염생식물의 모습을 대거 찾아볼 수 있다. 가을 단풍색을 입은 듯 넓고 광활한 갯벌에 펼쳐진 염생식물의 모습은 갯벌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장관이다. 염생식물은 보통 내륙의 염분이 많은 건조지대나 염습지에 분포한다.
바다는 본래 토양의 염분과 강한 바람, 뜨거운 햇빛, 부족한 물 등 식물이 살기에는 혹독한 환경이지만, 염생식물은 이같은 불리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염성과 내건성, 내풍성 등 독특한 생리적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염생식물은 오래전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쓰였다. 지도 갯벌에는 칠면초와 퉁퉁마디(함초), 갯잔디 등 염생식물이 대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염생식물은 과거 염전 인근에 주로 분포해 소금생산에 방해되는 잡초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먹이망의 가장 기초가 되는 생물이자, 갯벌 저서생물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안군, 해안가 정화 작업 다각화
신안군은 갯벌 생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도읍 어촌계와 여성단체 등과 함께 해안가 정화활동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바닷속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갯벌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 주기적인 해양정화활동으로 갯벌 보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규사업인 바다환경지킴이 지원 사업을 추진해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이는 등 활동을 벌여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 맨손어업인 김용현씨
"갯벌은 바다 생태계 정화 역할 보전해야"
"갯벌은 오염된 바다 생태계를 정화하고, 서식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바닷 속 '허파' 같은 존재입니다. 아끼고 보전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자, 자산이죠."
신안 지도 내양리에서 민물장어 양식과 함께 조개와 낙지 등을 캐는 맨손어업을 하고 있는 김용현(64)씨.
지도 내양리에서 나고 자란 그는 신안 갯벌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신안 갯벌은 다른 어느 갯벌보다 게르마늄과 셀레늄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는 각종 실험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이같은 풍부한 영양소는 갯벌 속 자원 뿐만 아니라 각종 농산물의 맛과 기능을 한층 좋게 한다"며 "특히 광주 지역의 10배, 서울의 50배 이상 많은 음이온을 배출하는 등 남다른 청정자원으로서의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성분들은 몸속 노폐물과 독을 제거해 건강하게 한다. 비단 사람 뿐만이 아니다. 갯벌 속 자원도 다시 정화되고 깨끗한 생태환경을 찾아가는 것도 게르마늄 등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는 갯벌의 생리작용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을 어민들과 갯벌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작업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바다 정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1천개가 넘는 신안 섬의 갯벌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자원이다"며 "마을 어민들과 함께 1년에 2~3번 바다와 갯벌 속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인다. 어촌계와 함께 바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정화하기 위한 지선허가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갯벌복원과 보전을 위해 생태계 파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산강 하굿둑을 개방해 갯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갯벌이 지닌 무한의 가치를 드러내고 인식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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