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고' 신안 갯벌을 세계 유산으로 <7> 지도 갯벌

입력 2020.08.12. 16:45 김옥경 기자
내양리·봉리갯벌 등 곳곳 생태 천국
애기두드럭배말·흰발농게 등 '다채'
염생식물 '군락' 이루며 환경 보전
어민들과 해양쓰레기 등 수거 '주목'
간조를 맞아 잿빛 바닥을 드러낸 신안 지도 갯벌이 붉은 빛의 염생식물로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너른 잿빛 갯벌에 '붉은 단풍' 들었나···가는 곳곳 '황홀경'


신안 너른 갯벌에 군락을 이룬 칠면초 염생식물이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를 맞아 활짝 피었다.

작렬한 햇빛이 따가운 여름이지만, 가을 단풍이 든 듯 붉은 빛으로 붉게 물들었다.

움푹 파인 바다 수로인 갯골(갯벌 골짜기) 사이사이로 농게와 짱뚱어 등 갯벌 생물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조업을 나갔던 배들은 물빠진 갯벌에 파묻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청정 갯벌인 신안 갯벌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조용하지만 오밀조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생생한 갯벌 현장의 모습이다.


◆청정갯벌 자원 '풍부'

섬이지만 광활한 농경지에 섬처럼 인식되지 못하는 신안 지도. 하지만 신안 지도는 그 어느 곳보다 넓고 광활한 갯벌을 자랑하는 곳이다. 갯벌에서 생산된 자원도 풍부하다.

지도 갯벌 중 내양리 갯벌은 나문재와 민챙이, 농게, 칠게, 망둑어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낙지뿐만 아니라 봄에는 실뱀장어도 어획되는 청정 갯벌이다.

특히 내양리 갯벌은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에는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장관을 이룬다. 염생식물은 소금기를 지닌 식물로, 깨끗한 갯벌에서 자란다.

신안 지도 갯벌은 내양리 갯벌 이외에도 봉리 갯벌, 감정리 갯벌, 오룡갯벌, 태천리 갯벌, 내동 갯벌 등 섬 곳곳 갯벌이 산재해 있다. 펄 갯벌인 봉리갯벌에는 애기두드럭배말, 총알고둥, 올리브복형조개, 방게, 칠게, 흰발농게, 홈발딱총새우,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 등 갯벌 생물이 풍부하다. 특히 봉리갯벌에는 모래와 자갈, 바위가 널려 있지만 갯벌을 파면 게르마늄이 풍부한 펄이 드러나 남다른 묘미를 드러낸다.

오룡갯벌에는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와 방게, 풀게, 칠게, 사각게, 가지게 등 각종 게가 뛰논다. 갯벌 곳곳에 게가 구멍을 파고 들어간 흔적이 많고, 갯지렁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내동갯벌에는 주변에 발달된 염전으로 염생식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다. 갈대도 군락을 이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갯벌에서 자라는 염생식물.

◆갯벌에 펼쳐진 염생식물 '장관'

신안 지도 갯벌은 가는 곳곳마다 붉은색의 염생식물의 모습을 대거 찾아볼 수 있다. 가을 단풍색을 입은 듯 넓고 광활한 갯벌에 펼쳐진 염생식물의 모습은 갯벌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장관이다. 염생식물은 보통 내륙의 염분이 많은 건조지대나 염습지에 분포한다.

바다는 본래 토양의 염분과 강한 바람, 뜨거운 햇빛, 부족한 물 등 식물이 살기에는 혹독한 환경이지만, 염생식물은 이같은 불리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염성과 내건성, 내풍성 등 독특한 생리적 메카니즘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염생식물은 오래전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쓰였다. 지도 갯벌에는 칠면초와 퉁퉁마디(함초), 갯잔디 등 염생식물이 대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염생식물은 과거 염전 인근에 주로 분포해 소금생산에 방해되는 잡초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먹이망의 가장 기초가 되는 생물이자, 갯벌 저서생물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안군, 해안가 정화 작업 다각화

신안군은 갯벌 생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도읍 어촌계와 여성단체 등과 함께 해안가 정화활동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바닷속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갯벌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 주기적인 해양정화활동으로 갯벌 보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규사업인 바다환경지킴이 지원 사업을 추진해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이는 등 활동을 벌여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 맨손어업인 김용현씨


"갯벌은 바다 생태계 정화 역할 보전해야"


"갯벌은 오염된 바다 생태계를 정화하고, 서식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바닷 속 '허파' 같은 존재입니다. 아끼고 보전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자, 자산이죠."

신안 지도 내양리에서 민물장어 양식과 함께 조개와 낙지 등을 캐는 맨손어업을 하고 있는 김용현(64)씨.

지도 내양리에서 나고 자란 그는 신안 갯벌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신안 갯벌은 다른 어느 갯벌보다 게르마늄과 셀레늄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는 각종 실험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이같은 풍부한 영양소는 갯벌 속 자원 뿐만 아니라 각종 농산물의 맛과 기능을 한층 좋게 한다"며 "특히 광주 지역의 10배, 서울의 50배 이상 많은 음이온을 배출하는 등 남다른 청정자원으로서의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성분들은 몸속 노폐물과 독을 제거해 건강하게 한다. 비단 사람 뿐만이 아니다. 갯벌 속 자원도 다시 정화되고 깨끗한 생태환경을 찾아가는 것도 게르마늄 등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는 갯벌의 생리작용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을 어민들과 갯벌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작업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바다 정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1천개가 넘는 신안 섬의 갯벌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자원이다"며 "마을 어민들과 함께 1년에 2~3번 바다와 갯벌 속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인다. 어촌계와 함께 바다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정화하기 위한 지선허가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갯벌복원과 보전을 위해 생태계 파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산강 하굿둑을 개방해 갯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갯벌이 지닌 무한의 가치를 드러내고 인식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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