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비엔날레 섹션 소제목 작명
2016년 포럼서부터 인연 이어져
베니스 특별전은 소설 제목 차용도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가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기획 단계부터 개막 공연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등 광주비엔날레와 인연이 깊은 작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오후 8시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한강 작가는 창설 30주년에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소제목 작명부터 개막 공연까지 일련의 과정을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한 작가다.
한 작가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 전시의 3개 섹션 소제목 '부딪침 소리', '겹침 소리', '처음 소리'를 작명하면서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예술감독의 전시 기획 의도가 우리말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공연 '판소리 마당(Pansori on stage)'은 한 작가가 직접 낭송한 사운드를 배경으로 참여 작가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져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 도록에 '여는 글'로 수록돼있다. 소리에 눈을 뜨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존재의 시점으로 쓴 '여는 글'은 '공간(판)' 안 모든 존재들의 소리를 동시대 미술로 탐구하는 제15회 '판소리, 모두의 울림' 주제와 깊이 조응한다.
광주비엔날레와 한강 작가의 인연은 2016년 제11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하고 광주비엔날레 포럼에 초청된 한강 작가는 5·18민주화운동이 모티프가 된 소설 '소년이 온다' 일부를 낭독했다.

이후 2022년 베니스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6장 제목 '꽃 핀 쪽으로'에서 차용됐다. 같은 해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한강 작가와의 대화: '소년이 온다'를 읽고'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정신을 치열하게 문화 예술로 탐색해온 한강 작가의 예술 정신이 광주비엔날레가 추구해 온 지향점과 맞닿아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어 왔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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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성-대중성 바탕 '미술 한류' 진원지 만들기 앞장"
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양 날개를 균형있게 발전시켜 광주비엔날레가 세계에서 '미술한류' 열풍의 진원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윤범모 신임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대중문화가 K-콘텐츠로 한류열풍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순수예술도 동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미술 장르가 국제경쟁력 1순위라고 생각하며 광주가 충분히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무대예술이나 번역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학과 달리 미술은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순간 그대로 국제무대에 직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윤 대표이사는 이에 앞서 지난 1995년 광주비엔날레 창립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돌아봤다. 그는 가천대 회화과 교수로 재임할 당시 비엔날레 창립 집행위원과 특별전 큐레이터로 참여한 바 있다."처음 창립할 때 일부 지역 작가들의 반대가 있었고 비엔날레라는 명칭을 두고도 우려가 적지 않았음에도 결국은 추진됐다"고 밝힌 그는 "나중에 지역의 카페나 식당에 '비엔날레'를 활용한 간판들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이어 "광주비엔날레가 출범한 지 30년이 흐른 지금은 국제무대에서 내로라 할만큼 주목받는 국제적 행사가 됐다"면서 "그동안은 국제무대 진입에 비중을 뒀다면 이제는 광주만이 할 수 있는 비엔날레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윤 대표이사는 이를 위한 전제로 '광주 정체성'의 중요성을 말했다. 누구나 하고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엔날레가 아니라 광주만이 가능한 차별화된 비엔날레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그는 "광주비엔날레가 그동안 국제현대미술 흐름을 조망한다는 취지를 고려하다 보니 전문가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제는 대중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과 호흡하는 비엔날레를 치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윤 대표이사는 후원회 조직을 통한 '비엔날레 가족 확대'에 대한 의욕도 드러냈다.광주비엔날레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부분의 행사와 마찬가지로 예산과 인력부족의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전국 규모의 후원회를 조직한다면 '물심양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윤 대표이사는 "후원회를 통해 '광주비엔날레 가족'을 많이 확대한다면 예산 지원과 함께 문화 공유와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지역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도 제시했다.윤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가 아무리 국제행사라지만 결국은 광주가 운영하는 것이니 만큼 지역과 지역 예술인에 기여하는 행사가 돼야 할 것"이라며 "지역 작가들의 창작열을 북돋울 수 있는 매개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그는 "지역 작가들을 만나보니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는 데도 발표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작품이 팔리지도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는 단순히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내가 관여하는 국제 행사에 광주 작가를 많이 참가시키고 중앙 무대는 물론 해외 무대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기간 동안 전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비엔날레 30년 역사를 정리해서 누구나 현장에서 쉽게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기획전이나 순회전, 소장품전을 갖는 방안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윤 대표이사는 "외국인 몇 분이 광주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았다가 전시가 열리지 않는 바람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비엔날레 전시장을 행사 기간이 아닌 때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끝으로 윤 대표이사는 코앞으로 다가온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무사히 치르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며 "전시 행사 전반은 총감독이 책임을 지고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뒷받침해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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