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크 탈출', '소난시대' 속 "건강히 살아주'소'"

입력 2020.08.12. 15:20 이영주 기자
수마 할퀸 전남서 소떼 구조 잇따라
지붕 위 사투끝에 쌍둥이 출산 암소
남원서 광양까지 헤엄쳐 온 젖소 등
물살 떠밀려 하동서 발견된 사례도
구례읍 봉서리 양정마을에서 홍수로 주택 지붕 위에 올라갔다가 지난 10일 구조된 암소 1마리가 11일 새벽 쌍둥이 송아지를 낳았다. (사진 = 구례군 제공)

최악의 수마가 할퀸 전남도 곳곳에서 홍수 끝에 고립되거나 주인을 잃은 소들의 사연이 연일 잇따르고 있다. 살기 위해 지붕 위에 오른 소들의 사진이 지난 주말 인터넷을 달군데 이어, 타지까지 수 십 km를 떠내려가거나 홍수 피해 끝에 쌍둥이를 낳은 소들의 이야기가 시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여기까지 어쩐 일로 왔'소'?"

물살에 휩쓸려 타지로 떠내려간 소들이 인식표를 통해 극적으로 주인과 재회했다. 이들 소는 축사로부터 수 십 km 떨어진 다른 행정구역에서 발견되는 등 수해 피해 파급력을 직·간접적으로 보였다.

12일 광양시와 전북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섬진강 둔치에 젖소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광양시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젖소를 안전한 곳에 옮겨 묶어뒀다.

광양시가 젖소에 달린 인식표를 조회한 결과 해당 젖소는 전북 남원 송동면 한 농장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젖소가 발견된 곳과 농장 사이의 거리는 60km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양시와 남원시는 이 젖소가 불어난 섬진강 물을 따라 헤엄쳐오다 행정구역을 넘어온 것으로 파악중이다. 해당 소는 11일 남원의 농장으로 인도됐다.

수해 피해를 크게 입었던 구례 양정마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랐다. 양정마을 한 축사에서 사라진 소 한마리가 경남 하동 갈사만에서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지난 8일 축사에서 떠내려간 해당 소는 10일 하동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양정마을과 갈사만은 섬진강 강물을 따라 약 50km가 떨어진 곳이다. 이 소도 11일 주인에게 인계됐다.


▲지붕 위 사투 끝에 새 생명 탄생도

지붕위에서 구출된 소가 쌍둥이를 무사히 낳았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함께했다. 수해 복구가 한창이던 11일 양정마을에서는 이날 새벽께 한 축사의 암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암소는 전날 이뤄진 지붕 위의 소들을 구출하는 작업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취 약에 취해 밤새 몽롱해 하던 어미 소는 모두가 잠든 11일 새벽 홀로 깨어나 두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축사주인 백남례(61)씨는 "유독 그 암소만 지붕 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마취 총을 쏴 재운 다음에야 겨우 구조할 수 있었다"며 "새끼를 배고 있어서 더욱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새끼를 밴 몸이 물살에 휩쓸렸다 지붕 위에서 간신히 버텨왔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안쓰럽다"며 "살아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쌍둥이까지 무사히 출산하다니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소 보고 눈시울 붉힌 소시민들 "애잔"

최악의 수마를 겪었음에도 끝내 주인 곁으로 돌아온 소들에게 지역민들은 연민을 느꼈다.

광주 동구 주민 박양금(44·여)씨는 "지붕 위에 오른 소들을 보는건 태어나서 처음 본다. 오죽했으면 물살에 떠밀리지 않기 위해 지붕위로 올랐을까"라며 "구출된 소들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처럼 주인과 한평생을 살다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북구 주민 황영철(51)씨도 "말 못하는 소들도 살겠다고 발버둥치는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 비 때문에 소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데서도 안쓰러웠다"며 "부디 아픈 소 없이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산업계 종사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담양군 창평면에서 한우 수십여 두를 키우는 축사 주인 박규식(77)씨는 "창평의 경우 축사가 대부분 높은 곳에 지어진 탓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절대 남의 일같지가 않다"며 "축사 주인들의 심정은 물론 소들의 심정이 절절히 느껴진다. 물난리 통에 사람이며 소며 모두 '짠하다'는 생각뿐이다"고 공감했다.

한편 지난 11일 기준 이날까지 집계된 전남도내 축산업계 피해 규모는 소와 돼지 등을 모두 포함한 33만8천마리로 조사됐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 이건어때요??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
메타버스
"메타버스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에 도전하세요"
전남문화재단은 오는 8월 8일까지 도내 예술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를 개최, 우수한 전시를 선정해 실제 전시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이번 콘테스트는 지난해 12월 문화재단이 구축한 3D 디지털 트윈 방식의 '남도 메타버스 미술관'을 보다 많은 예술인이 관심을 갖고 자기 홍보를 위한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콘테스트 참가 자격은 도내 문화예술단체이거나 전남에 거주 중인 예술인, 3인 이상의 예술인 그룹이며 참여를 원하는 예술인은 '남도 메타버스 미술관'에 회원 가입해 온라인 전시관을 임대받아 미술작품을 업로드하면 된다.심사기준은 관객평가 70%·전문가 평가 30%로, 가장 배점이 높은 관객평가는 온라인 전시 조회 수와 방명록 횟수로 집계된다.때문에 온라인 전시를 주변에 널리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온라인 전시관을 구성한 예술인을 선정해 온라인 전시가 실제 전시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자세한 내용은 남도사이버갤러리와 전남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선출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는 메타버스 가상 온라인 전시 프로그램을 보다 많은 작가가 활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사업이다"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내 미술작가들이 시공간 제약이 없이 자신의 작품을 아카이빙하고 홍보해 작가로서 인지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노잼도시
전국 SNS기자단, '꿀잼광주' 알리기 위해 뭉쳤다
전국의 20여 명이 '꿀잼광주'의 구석구석을 알리기 위해 뭉쳤다.광주시는 대전, 부산, 울산, 충남, 충북, 경남, 제주도 등 타시·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SNS기자단을 초청해 '지금은 꿀잼광주에 광며드는 중!'이라는 주제로 '2022 전국 SNS기자단 초청 광주 팸투어'를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번 팸투어는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서창들녘, 에너지파크, 전일빌딩245, 양림동근대역사문화마을,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여행자의 ZIP 등 가을정취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관광지 중심으로 진행했다.특히,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개막식에 참여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보대사 배우 김수미와 깜짝 만남 시간을 갖고 생생한 축제 현장 분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실시간 공유해 축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했다.또, 1박2일간 광주상생카드룰 사용하며 로컬상품과 먹거리를 구매하는 등 지역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20여 명의 전국 기자단이 1박2일간 광주 곳곳의 매력을 취재한 콘텐츠는 본인이 소속된 시·도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확산될 예정이다.투어에 참여한 부산 외국인 SNS기자단 싱정웨이(邢正威·중국)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방문한 광주의 맛과 멋뿐만 아니라 정이 스며들어 광며들고 간다"고 말했다.이영동 광주시 대변인은 "이번 팸투어를 통해 각 시·도 매체에 생생한 광주시 현장 콘텐츠가 전파돼 '꿀잼광주'의 매력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도 간 콘텐츠 교류 등을 통해 각 지자체만의 고유한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밀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지방소멸
[카드뉴스] 동명동 핫플레이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광주에 젊은 활기가 가득한 곳 일명 '광주의 동리단길' 동명동에서 보해양조가 보해소주 스몰 액션 스토어(팝업스토어)를 지난달 12일에 시작했다. 스몰 액션 스토어는 MZ세대와 친환경·자연환경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겨냥한 힙한 팝업스토어다. 팝업스토어는 바다를 보호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기획된 것으로 보해소주 스몰 액션(SMALL ACTION) 캠페인의 첫걸음이다. 보해소주 스몰 액션 캠페인은 스몰 액션 캠페인이라는 이름과 같이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지키자'는 취지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한다. 플로깅(plogging)이란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스몰 액션 캠페인은 보해가 가지고 있는 '바다의 보물'이라는 뜻을 담은 사명처럼, 쓰레기를 줍고 줄이는 작은 행동이 모여 보물 같은 바다를 소중히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보해양조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2030세대가 가득하고 광주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동명동을 선택했다. 플로깅 활동을 참여하게 되면 생분해성 수지 위생장갑, 비닐봉지, 대나무 집게로 구성된 친환경 플로깅 체험 키트를 받아 동명동 일대에서 플로깅할 수 있다. 이후 가져온 쓰레기 분류를 마치면 소금 아이스크림으로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SNS 업로드와 설문 참여 시 보해소주 굿즈를 추가로 증정한다. 참가자들은 플로깅에 동참하면서 육지의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결국 소중한 바다를 지키는 첫걸음이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만들었다.수거된 쓰레기는 작가들과 협업을 거쳐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해 팝업스토어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쓰레기에서 보물로(From Trash To Treasure)' 거듭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보해소주 스몰 액션 스토어'는 7월 12일까지 총 두 달간 운영되며 휴무일 없이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방문 가능하다. 방문객들을 위해 플로깅 체험 외에도 친환경 에코백, 양말, 보해소주가 더해진 프리미엄 플로깅 키트 등 다양한 굿즈 판매도 함께 진행된다.보해소주에서 해양보호 캠페인으로 이어진 나비효과보해소주는 기존 소주와 다르게 소금을 넣었다는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보해소주는 세계 3대 소금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핑크소금, 안데스산맥 호수 소금, 신안 토판염을 사용하여 소주 특유의 쓴맛과 강한 알콜향을 잡는 솔트레시피를 통해 기존 소주의 '과당'으로 맛과 향을 가리는 제조방식을 깬것이다. 2021년 출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보해소주'가 역대 신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보해양조는 보해소주에 사용되는 소금이 결국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건강한 바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보해양조는 어떤 기업인가?보해양조는 목포에 본사를 둔 광주전남 대표 주류전문 기업이다. 보해소주 말고도 잎새주, 복받은 부라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어디서 할까?보해양조와 아우르(OWLR)가 콜라보한 보해소주 스몰 액션 팝업스토어는 광주 동명동 아우르 팝업존(별채)에서 진행 중이다. 아우르는 지난달 오픈한 ㈜광지주의 첫 브랜드다. 전남 특산물을 활용한 다이닝 바, 그로서리 마켓 등 전남 로컬푸드를 알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보해양조 행보지난달 12일 문을 연 광주 동명동 팝업스토어를 통해 그 시작을 알렸으며, 이어서 25일 목포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 & 스몰 액션 스토어를 오픈했다.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는 목포 여객터미널과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보해는 여객터미널 이용객들이 배를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해서 플로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플로깅 센터를 열게 됐다. 섬에 들어가는 관광객들도 플로깅 키트를 받아 관광을 하며 플로깅에도 동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 중 플로깅하고 있는 사진에 해시태그 'pickup_bohae'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플로깅과 관련된 굿즈를 제공한다. 플로깅 센터와 스몰 액션 스토어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되며 휴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 가능하다.문예송기자 rr3363@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