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광장부터 주변 상권까지 거리마다 ‘웃음 꽃’
시민 “걱정했지만 재미있어”·업주 “매일 오늘 같으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이후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못나왔는데 오랜만에 축제를 한다고 해서 나오게 됐다. 걱정했던 것보다 아이들도 재미있어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2년 만에 제18회 추억의 충장 축제가 열린 금남로 일대에는 거리마다 웃음 꽃이 만발했고, 오랜만에 사람들로 붐벼 코로나 상황 이전을 연상케 하며, 시민들로부터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대하게끔 했다.
지난 19일 오후 5시 30분 제18회 추억의 충장 축제 매인 무대가 펼쳐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은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제5회 대학가요제 리턴즈'가 열렸고, 무대에서 나온 흥겨운 음악이 길거리를 걷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자(백신 접종 이후 2주가 지난 자)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소지한 시민 30여명은 메인무대로 입장하기 위해 입구에서 길게 줄을 섰으며, 백신을 접종 받지 못한 어린아이이나 커다란 음악소리에 걸음을 멈춘 시민들은 무대 외부에 설치된 펜스에 몸을 기댄 채 무대를 즐기고 있었다.
1980년 5월의 아픔을 간직한 옛 전남도청도 이날만큼은 음악에 몸을 맡긴 시민들의 웃음소리와 몸짓으로 가득했다.
가요제가 열린 매인무대 뒤쪽 하늘마당으로 걸어가다보면 수많은 점포들과 이벤트로 가득한 '충장 장터'를 만날 수 있다. 훌라이프를 많이 돌린 시민들에게 상품을 주는 곳도 있었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쪽에서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청바지와 나팔바지를 입은 10여명이 흥겨운 옛 팝송에 맞춰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고 다이아몬드 스탭을 밟는 공연을 하고 있었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쭉 뻗은 채 뒤꿈치까지 들고 서서 이 장면을 핸드폰으로 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5·18민주광장 주변에서 축제가 진행되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길거리를 가득 매웠다. 특히 가족·연인이 함께 축제를 즐기기 위해 금남로를 많이 찾았다.
3살·4살 아이 2명과 나들이 나온 이모(35)씨는 "지난해부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외출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충장 축제가 2년 만에 다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맘 먹고 가족들이 함께 나왔다"며 "코로나19 걱정이 가장 컸는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많았고, 행사도 방역수칙을 지킨 채 진행되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오랜만에 듣는 옛 음악들에 추억이 새록새록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인근 카페와 음식점도 오랜만에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매인무대를 비롯해 공연 관람객들에게 음식 취사 등을 하지 못하게 하자 사람들이 카페로, 음식점으로 이동한 것이다.
한 식당 업주는 "코로나로 수개월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가게를 접을까 고민했는데 충장축제가 열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요 며칠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면서 "몸이 힘들지만 맛있게 먹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손님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매일이 오늘같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한편 충장축제는 오는 21일까지 5·18 민주광장을 중심으로 그 일대에서 진행된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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