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부터 오전·후 2시간씩 외부 공개

"광주에서 평화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듯,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곰이·송강 풍산개 가족이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암컷)와 '송강'(수컷)이 광주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광주시 우치동물원이 전입 나흘 만인 12일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한 풍산개 부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통령의 반려견'을 만난 시민들은 북한에서 태어나 청와대와 양산 사저, 경북대 동물병원을 거쳐 마침내 터전을 잡은 풍산개 부부의 안녕을 기원했다.
먼저 분양돼 3년째 광주 생활 중인 새끼 '별이'(암컷)와의 상봉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빠른 적응과 심리적 요인을 감안해 추후를 기약했다.
우치동물원은 지난 9일 대구 경북대 수의과대학 부설동물병원으로부터 곰이와 송강을 넘겨받았다. 이들 소유권을 가진 대통령기록관은 지난달 서울·인천·대전·광주시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이중 적극적 의사를 밝힌 광주가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곰이와 송강을 유치해 사육과 관리 책임을 맡았다.
적응을 고려해 전입 나흘째 처음 공개된 곰이와 송강이가 사육사와 함께 등장하자 시민들은 손을 흔들고,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계단을 통해 씩씩하게 내려온 곰이와 송강은 실내 입원실 생활이 답답했는지 멈출 줄 모르고 돌아다니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모친의 권유로 이곳을 찾은 광주여상 학생 이보은·김은진(19) 양은 "패밀리랜드에 놀러 간다고 하니까 엄마가 꼭 가보라고 했다. 곰이와 송강 둘 다 건강하고 순해 보인다"며 "부부와 딸 별이까지 아프지 말고 모두 늙어서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9월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내온 풍산개다. 같은 해 11월 낳은 6마리의 새끼(산이·강이·들이·별이·달이·해님) 중 별이가 2019년 8월부터 광주에서 지내고 있다.
곰이와 송강은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위탁을 받아 길러왔다. 하지만 법령 개정을 통해 국가예산으로 양육비를 지원하겠다던 정부가 약속을 미루면서 지난달 7일 대통령기록관으로 반환됐다. 기록관의 의뢰를 받은 경북대 수의과대학 부설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이번에 우치동물원에 터전을 마련했다.
광주시와 우치동물원도 전담 사육사 2명을 선정하고 방범창을 설치한 실내 사육공간과 야외 임시놀이터을 마련하는 등 대통령의 반려견을 위한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안타깝지만 풍산개 가족 상봉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어미 부부가 새끼 별이와 떨어진 지 오래돼 알아보지 못하는데다 수컷인 송강이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물원 측은 적응기간을 충분히 거쳐 추후 별이와의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의 상태는 대체로 건강한 편이다. 다만 곰이는 요로결석이 있어 일반사료와 치료사료를 섞어서 먹이고 있다"며 "새로운 환경의 적응을 위해 곰이와 송강, 별이 모두 분리된 공간에서 살필 예정이다. 다음 주부터는 오전과 오후 두 시간씩 계획된 운동시간을 활용해 시민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9일 경북대 동물병원에서 곰이와 송강을 인수받아 자체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면서도 언론에는 이날 오전 우치동물원에 도착한 것처럼 거짓 설명해 불필요한 논란을 불렀다. 풍산개들의 적응기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광주시의 해명에도 부시장을 필두로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통해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비난을 샀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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