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1조 일사분란…5분이면 충전완료
소방서별 영산강·풍암저수지 등 활용
"발전기 가동, 수중펌프 내리고!"
광주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오는 5월께 제한급수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소방서에서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물을 광주천에서 끌어오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오후 2시께 동구 광주천 옆 산책로. 광주 동부소방서 소방복을 입고 헬멧을 착용한 소방대원 15명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산책로 계단 위 차도에는 커다란 소방 펌프차 세 대가 갓길에 대기 중이었다. 그중 한 대에는 하얀 소방호스가 광주천에 연결돼 있었다.
이충주 동부소방서 119재난대응단장이 "발전기 가동"이라고 지시하자 두 명의 소방대원이 앞으로 나와 소형 발전기를 가동시켰다.
'윙'하는 발전기 소음이 크게 울려 주위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산책로 위에 힘없이 널브러져 있던 소방호스가 광주천 물을 빨아들이면서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이는 동부소방서 대인·용산·지산119안전센터가 가뭄 대비 소화용수 확보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광주지역에 오는 5월부터 제한급수가 이뤄질 경우, 소화전에서 소방용수를 끌어오는 기존 방식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광주시소방안전본부는 제한급수 상황에서 자연 수원을 소방용수로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광주지역 저수지·하천을 대상으로 수량과 접근성 등을 확인했다. 동부소방서에서는 광주천 물을 주로 활용하고 화재 상황에 따라 지산제·선교제·화산제 저수지 물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이 단장은 "광주천 물을 길어 쓰기 위해서는 발전기·수중펌프·소방호스·관창 등 4가지가 필요하다"며 "먼저 빈 소방 펌프차 1대에 소방대원 4명이 함께 탑승해 광주천에 도착해 2명은 35㎏ 상당의 발전기를 들고 먼저 강가로 이동하고, 남은 2명은 소방호스 한쪽 끝을 소방 펌프차에 연결한 뒤 관창과 수중펌프를 들고 뒤따라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중펌프와 발전기를 모두 연결한 소방호스의 반대쪽 끝을 강물에 빠트리면 강물이 호스를 타고 소방 펌프차에 담기는 데 이런 과정은 5분 가량 소요된다"며 "소방 펌프차를 상시 충전해둬 긴급출동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며 다만 큰 화재가 발생해 충전해둔 용수가 부족한 경우에는 여러 대의 소방 펌프차들을 번갈아 사용하며 펌프차 충전 시간을 벌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부소방서는 소방용수 충전 시간을 더욱 줄이기 위해 영산강환경유역청과 협의해 광주천변에 발전기와 관창 등을 미리 담은 보관함을 설치할 예정이다.
동부소방서는 관계자는 "광주천은 동구 도심과 가깝고 수량도 12만5천ℓ가량으로 충분해 소방용수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며 "제한급수가 현실화된 상황에서도 재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내 저수지·하천 등 자연 수원 중 소방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은 총 57곳으로 파악됐다. 서부소방서는 광주천과 풍암저수지를, 남부소방서는 칠석제를 주요 수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북부소방서의 주요 수원은 전남대학교 용지와 영산강, 각화저수지이며 광산소방서는 황룡강과 수완 저수지 등에서 물을 길어 사용한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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