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창간특집] 교통체증 통제에 보행 신호 늘리기까지 척척

입력 2024.10.09. 17:58 박승환 기자
[AI 세상, 10년 후 우리]
광주·전남, 더 스마트한 교통
실시간 교통량 수집·분석
상황에 맞는 신호 운영도
안전확보·사고 예방 효과
자연재해 연계 대응 톡톡
광주시와 전남도가 교통 인프라에 AI 기술을 활용하면서 차가 원활하게 지나도록 교통신호를 바꾸고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신호를 통제하고 있다. 10년 뒤에는 교통 분야 AI 기술 발달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10년 후 교통분야 AI 기술 예상 이미지(왼쪽 와 현재 AI 기술 활용 교통 시스템 모습.

차가 원활하게 지나도록 교통 신호를 바꾸는가 하면 보행자가 길을 안전하게 다 건널 수 있게 신호를 늘려주는 등 교통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이 적용되고 있다. 교차로에 신호등까지 기존에 사람이 했던 일들을 AI로 대체하면서 실시간으로 교통량을 수집·분석, 상황에 맞게 교통 신호를 바꿔주는 등 교통흐름 개선은 물론 보행자 안전 확보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가파른 만큼 향후 10~20년 뒤에는 교통 흐름이 더욱 원활해지고 교통사고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9일 AI 기술을 활용해 지역 내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광주시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간 지역 주요 도로의 교통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자율협력 지능형교통체계(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C-ITS)' 실증사업을 추진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하는 교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다.

C-ITS는 차량 간이나 차량과 인프라 간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도로에서 운전자가 최적의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으로, 광주시는 실증사업을 위해 '위치기반 차량데이터 수집 및 교통정보제공', '보행자 충돌방지 경고', '교차로 우회전 안전운행지원', '신호위반 위험 경고', '긴급차량 접근 알림'을 비롯해 총 24개의 서비스 개발과 함께 노변기지국 110개소를 구축하고 시내버스와 택시 안에 2천72대의 단말기를 부착했다.

동시에 단말기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의 운전자들도 C-ITS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T-map이나 카카오 등 다수의 운전자가 이용 중인 내비게이션 기업에 C-ITS 데이터 연계를 협의하고 있다.

또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상습적으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도로에 '스마트 교차로'를 구축했다.

기존에 사람이 설정해 둔 대로 평균 150~160초의 차량 신호가 부여되던 것을 운전자들이 교차로를 효율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AI 카메라를 설치, 실시간 영상 감지로 인접한 교차로의 교통 흐름을 확인해 차량 신호를 자동으로 부여한 것이다.

올해 4월 기준 광산구 사암로 일대 교차로 12곳에 스마트 교차로가 구축된 상태다. 현재는 심야시간대인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만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광주 서구 돌고개역 앞 횡단보도에 설치된 보행신호연장시스템.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아울러 광주시는 AI 카메라를 활용한 '좌회전 감응 신호'도 상무소각장 삼거리 등 지역 내 15개 교차로에 설치했다.

좌회전 감응신호는 AI 카메라가 좌회전 차로에 멈춰 선 차량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주변 교통량을 확인한 뒤 좌회전 신호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전남지역 역시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에 나섰다.

전남도는 지난 6월 기준 광양·나주·순천·여수·영암·장흥·함평·화순 등 8개 시·군 총 70개 교차로에서 좌회전 감응 신호 체계를 운영 중이다. 다만 광주시와는 다르게 좌회전 차로에 설치된 루프 감지기를 밟으면 자동으로 좌회전 신호가 부여되는 방식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 현재 주변 교차로의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좌회전 교통량이 적은 교차로에만 설치한 상태다.

향후 AI 기술이 발달하면 차량의 흐름은 물론 교차로를 횡단하는 보행자의 흐름까지 확인 가능해져 안전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서도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 횡단보도'라고 불리는 보행 신호 자동 연장시스템이다.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걸음이 느리거나 거동이 불편한 교통약자가 제시간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AI 기술로 녹색 보행 신호등이 자동으로 연장되게 한 것이다. 보행 신호등 기둥에 부착된 AI 카메라가 보행자를 감지, 주어진 시간 안에 길을 건너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시간이 최대 5초간 자동으로 연장된다. 이때 운전자에게는 LED 전광판으로 '보행자가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송출된다.

국토교통부 ITS 구축 공모에 선정된 광주시는 사업비 19억원가량을 들여 지난 7월부터 서구 양동시장, 광산구 도산초교, 북구 서일어린이공원 등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23곳에서 스마트 횡단보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무안·해남·화순 등 3개 군에 총 10개소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강진·곡성·순천·보성 등 4개 시·군에 8개소를 추가 설치했다. 전남 일부 지자체에서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서 있으면 AI가 자동으로 인식해 보행자 신호를 주는 '보행자 자동 인식 신호기'도 구축된 상태다.

그간 광주시와 전남도가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단순 모니터링했다면 보행 신호 자동 연장시스템은 교통약자를 위한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광주시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달까지 'AI 기반 침수 예측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실증하기도 했다. 침수 상황 발생 시 운전자들에게 신속한 정보 제공과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북구 용전동 월출지하차도와 주변 지역 4곳에 CCTV와 비접촉 수위 센서를 결합한 복합 로컬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수위 및 침수 상황을 확인했다. 강수량 등 기상청의 정보를 연계해 침수 예측의 정확도도 높였다. 지하차도 진입 전 150m와 300m 지점에 전광판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침수 정보도 제공했다.

실증기간 수집된 데이터는 광주 첨단3지구 AI 집적단지 내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지속적인 데이터 분석으로 광주형 지하차도 침수 예측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이근신 ㈜엔에이치네크웍스 대표이사는 "AI 기술이 발달하면 더욱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져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교통 분야는 AI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돼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가 사라지고,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에도 AI 기술이 적용돼 안전한 주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로 승객 수요에 따라 운행 빈도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까지 바라보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전되고 보편화되면 이상적인 교통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와 보행자의 불편을 모두 줄이고 교통안전을 높이는 정책을 끊임없이 추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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