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과 다른 실시간 SNs 소통과 빠른 공유
군인도 달라진 높은 민주주의 의식도 큰 영향
5·18 전국화 위한 지속적인 민주주의 교육 주효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SNS 활성화와 성숙해진 민주주의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배경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전국화'라 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의 힘이라는 분석이다.
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됐다"며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국회가 곧장 본회의를 열고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불과 6시간 만에 막을 내렸다.
이를 두고 5·18 연구자들은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국회의 대응도 빨랐지만, SNS를 통한 빠른 상황 판단과 보편화된 민주주의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먼저 SNS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부터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로 들어서는 모습 등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국민 여러분은 국회로 와달라"고 호소했다.
철저하게 고립됐던 1980년 5월 광주와 크게 달랐던 것이다. 지난 2016년 7월 터키에서도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적 있었는데,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이 SNS로 국민들에게 거리로 나서 쿠데타 세력에 저항해달라고 촉구해 실패로 끝난 바 있다.
또 하나는 5·18 이후 한층 높아진 민주주의 의식이다. 5·18을 수업으로 배우게 되면서 계엄과 민주주의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것도 한 몫했다.
이는 국회로 투입된 군인들 개개인도 학창 시절부터 이어진 민주주의 교육으로 인해 상부의 명령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시민들과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하면서 자칫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민주주의 교육으로 정립된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은 성숙한 모습도 있었다.
또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소년이 온다'를 쓰는 동안 알게 됐다"는 최근 한강 작가의 말처럼 '차별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다'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보편적인 인식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국회의 대응도 중요했지만 근본적으로 고립을 막은 SNS와 민주주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 점이 또 한 번의 군사 쿠데타를 막았다. 5·18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이 민주주의라고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군인들을 상대로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도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광산구 노후 주거지 우산동 '뉴빌리지'로 거듭나나 광주 광산구 우산동 전경.광주 광산구 제공 광주 광산구가 국토교통부 '뉴빌리지' 공모사업 유치에 성공하면서 노후 주거지역인 광산구 우산동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된다.광산구는 지난달 23일 국토교통부 '뉴빌리지'사업 대상지에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선정된 전국 32개 기초지자체 중 광주에서는 유일하며 향후 5년간 국비 98억원 포함해 196억원을 들여 우산동 정주 환경 개선에 나선다.뉴빌리지 사업은 노후 빌라촌 등과 같이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주거지역의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이다.광산구는 공모를 앞두고 주민, 관계기관, 지역 국회의원 등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생활 환경·기반시설의 문제와 수요 등을 분석했으며, 공간정보 오픈플랫폼과 공공데이터포털을 적극 활용해 최적의 사업구역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지난해 7월부터 담당공무원들은 주민 설문조사, 광산경찰서, 한국자산관리공사 등과의 사전협의, HUG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부동산원과의 사전컨설팅 등을 발 빠르게 진행했다.특히, 광주시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우산동 주민의 숙원이었던 광산중학교·송우초등학교 통학로 부지를 확보하며 사업 추진 동력을 마련했다.1980년대 토지구획정리사업 이후 정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우산동은 지역의 대표적인 노후 저층 주거지역으로 꼽힌다.광산구는 국비 98억 원을 포함해 총 19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우산동에 아파트 수준의 편의시설을 공급하고, 주택 정비를 지원할 계획이다.사업은 계획수립 및 모니터링, 주민 커뮤니티 기반 조성, 생활 SOC 및 정주여건 개선 등 3개 단위로 진행된다.주민 커뮤니티 기반 사업은 주민공동체 활동을 위한 복합문화 돌봄시설, 지역 어르신의 교류, 여가 활동 거점인 '실버어울림플랫폼'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생활 SOC와 정주 여건 개선은 공영주차장, 어린이 테마공원을 만들고, 광산중학교, 송우초등학교 인근에 학생, 청소년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통학로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며 노후주택, 빈집도 정비한다.사업 구역 내 지역주민에게 기금융자 자금 지원, 도시·건축 인센티브 부여 등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공직자들의 열정, 지역주민의 관심, 관계기관의 협력으로 광산구가 우산동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큰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숨은 노력과 치열한 준비로 얻어낸 값진 기회를 살려 우산동이 안전하고 최고로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 참사 때마다 '반짝 발의→무관심' 악순환···입법은 요원
- · 광주시, 상수도 행정소송 잇따라 승소
- · 부서진 로컬라이저만 남아···사고 현장 찾은 유족들
- · 유가족도 정부도 '참사 원인 규명·안전한 대한민국' 한목소리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