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 인식·대응 차이, 포고령에 '인생 물거품' 충격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MZ 세대들은 "비상계엄 선포로 평화로운 삶과 당연히 여겼던 일상이 순식간에 위협받았다"며 입을 모았다.
이들은 "대학생활, 취업준비, 전시회 준비 등 지금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살아 왔던 일상이 단 하루만에 무너질 뻔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유나 "내일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올해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유나(23)씨는 퇴근 후 휴식 중 지인으로부터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너무 급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김씨는 "지금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내가 알고 있는 그 '비상계엄'이 맞나 싶었다"며 "이후 발표된 포고령의 내용을 보고, 이제 바깥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는 건가 불안했고, 당장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군사 반란 과정과 계엄이라는 배경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닥친 상황 속에서 비상계엄의 개념을 정확히 떠올리기 쉽지 않았다"며 "단순히 군인이 동원된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언제 어떤 이유로 계엄이 선포되는지는 잘 몰랐다. 이런 부분도 세세하게 교육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엄은 하루만에 끝났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우리에게 생생히 전해지고 있다"며 "여당과 야당에서 벗어나 국민의 대표로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취업 준비생 최승우 "청년세대 미래 물거품 될까 두려워"
취업을 위해 공부 중이던 최승우(25)씨는 "TV를 틀어놓지 않은 채 새벽까지 깨어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내렸다는 소식이었다"고 그날을 되돌아봤다.
이어 "2024년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해 장난으로 여기고 뉴스를 확인했다. 정말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하고, 계엄사령관이 충격적 내용을 담은 포고령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전쟁이 나는 건지, 혹시 동원령이 내려져 다시 입대를 해야 하지는 않을지, 준비하고 있던 공부와 자격증, 면접 스터디 등이 물거품이 되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살고 자라온 곳이 광주라 그런지는 몰라도 '계엄', '통제', '검열' 등의 단어를 조금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군 생활동안 반공 교육을 받아 왔고,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계엄과 쿠데타에 대해 다시 한번 떠올리는 매개물이 있어 이해가 더 빨랐던 것 같다"며 "하지만 이런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들은 훨씬 무지 속에서 두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SNS와 인터넷을 통한 빠른 소식 전달로 계엄은 해제됐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평범한 일상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두렵고 걱정스러웠다"며 "친위쿠데타에 가까운 짓을 저지르고도, 현재까지 별다른 대응이 없는 정부와 여당 인사에게 실망했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김예주 "과거에서 배우는 문제의식 MZ에게 절실해"
미술학과에 재학 중인 김예주(22)씨는 "밤늦게까지 수개월 후 있을 전시 준비에 한창이었다. 작품을 칠하고, 깎고, 포장하는 등 여러 작업을 마치고 잠깐 쉬고 있을 때 비상계엄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책이나 영화, TV에서 들어봤지만 실제로 접하지 못했던 내용이 갑자기 현실로 밀려오니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며 "지금 하고 있는 밤샘 작업, 수업 듣기, 아르바이트 등 평범한 일상이 통제와 검열로 인해서 쓸모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제주 4·3사건과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교육받아 더욱 그런 것 같았다"며 "주변 친구 중 내게 소식을 전한 친구는 잠을 설쳤고, 다른 친구는 급히 인근 편의점으로 향해 식량을 비축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탄핵이 무산되고,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권한을 나눠 국정을 수행한다고 들었다"며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조속히 관련자들을 국정운영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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