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조종사 실수·기계 노화가 참사 원인 아닐 것"

입력 2024.12.29. 18:02 한경국 기자
심재동 세한대 항공정비학과 교수 "관제탑 대응 파악해야 원인 짐작"
"기장 실수·기계 결함 가능성 낮아…랜딩기어 못내린 배경 파악이 관건"
심재동 세한대 교수.

"일반적으로 조종사 실수나 기계적 노화로 인해 비행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무안여객기 참사 원인을 밝히려면 우선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착륙하게 된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심재동 세한대학교 항공정비학과 교수가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심 교수는 세한대에서 항공기가스터빈엔진(실습), 항공인적요인, 항공안전관리시스템 과목 등을 가르치고 있다. 교단에 오르기 전에는 국토부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관으로 11년 동안 근무했다.

그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 관건은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고 착륙하게 된 배경이다"며 "지금 상황으로는 원인을 꼽기는 어렵다. 기계적 결함인지, 조종사의 실수인지, 사고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 교수는 사고 원인이 될만한 요인들을 꼽았다.

우선 조종사가 실수로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았을 경우다.

여객기 착륙을 위해 상공 2천m정도 오면 랜딩기어를 내려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조종사의 실수다.

심 교수는 "사고 직전 한 차례 착륙 시도를 했던 적이 있다. 이때도 랜딩기어는 내려오지 않았다. 두 차례나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기장뿐만 아니라 부기장도 있는 상황에서 랜딩기어를 깜빡하는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다른 내부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봤다.

여객기 결함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조종사가 착륙을 위해 랜딩기어 버튼을 눌렀지만 기계적 결함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경우다. 하지만 그는 이것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심 교수는 "만일 랜딩기어 버튼이 먹통이 된다면 수동으로 바퀴를 내리면 된다. 그럼에도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것은 착륙 직전에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해 관련 케이블 등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측에서 어떻게 사고를 대응했는지를 살펴보면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종사 실수로 인해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고는 다소 대응이 늦을 수 있지만, 착륙 전에 랜딩기어 문제를 알아챘다면 공항 관제탑은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세웠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심 교수는 "비상착륙을 하게 되면 공중에서 연료를 다 비운다. 착륙시 발생하는 화재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며 "관제탑은 활주로에 소화액을 뿌리고 구급차나 소방차를 대기시켰을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지역에 착륙토록 지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4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