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충돌로 랜딩기어 못내려올 가능성 낮아"

입력 2024.12.30. 15:09 한경국 기자
정원경 초당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랜딩기어 미작동은 다른 원인"
"바퀴 부분에 새가 꼈을 때나 미작동 문제 발생했을 것"
사상자는 폭발했을 때 발생 추측…활주로 길이보다 착륙지점 아쉬워

정원경 초당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새떼가 어디에 부딪혔느냐가 중요합니다. 새 때문에 엔진 고장이 발생했다고 해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아요."

지난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랜딩기어 미작동이 원인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새떼와 랜딩기어 미작동은 별개 문제라는 의견이 나왔다.

정원경 초당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30일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떼가 엔진을 마비시켜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았다는 의견은 더 조사해볼 문제다. 양쪽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랜딩기어는 중력의 힘으로 내릴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초당대 항공운항학과 학과장으로 활동하며 항공운항, 운항실습 등을 가르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항공운항학회 이사, 한국인적요인학회 부회장, 항공실기시험관으로도 활동 중이다.

정 교수는 사고를 키운 랜딩기어의 미작동 자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버드스트라이크로 엔진 한쪽이 고장나더라도, 맞은 편 엔진만으로 랜딩기어는 작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엔진 두쪽 모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바퀴는 수동으로 꺼낼 수 있다.

정 교수는 "여객기 내부 유압 계통이 동시에 다 망가져야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은 가능성이 낮다"면서 "그나마 가능성 있는 것은 첫번째 착륙시도 때 바퀴를 꺼내고 접는 중에 랜딩기어에 새가 끼었을 경우다. 그런데 이것이 원인이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알 수 없는 문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기 자체에 유압문제가 있었는지, 양쪽 엔진 모두 문제가 됐는지, 조종사가 랜딩기어를 실수로 빠트렸다거나 급한 마음에 꺼낼 수 없었는지 조사해봐야 된다고 전했다.

정원경 초당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정 교수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기장은 메이데이를 3번 외치고, 항공기 위치, 상태, 고도 등을 관제탑에 전달하게 돼 있는데 이 내용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망자가 발생한 시점은 착륙이 아닌,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와 부딪혀 폭발했을 때라고 봤다.

정 교수는 "화면상으로는 착륙했을 때 충격이 없는 편이었다. 때문에 사상자는 화재와 충격으로 인해 발생했을 것이다"며 "기장이 여객기 속도를 줄이기 위해 역추진을 시도 했는지,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불시착 전에 연료탱크를 비웠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착륙지점만 잘 맞췄어도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봤다.

정 교수는 "활주로가 짧아서 사고가 났다는 의견들이 있는데, 무안공항 활주로는 보잉737이 이·착륙하기에 충분한 길이다"면서 "활주로 길이보다는 착륙 지점이 아쉽다. 영상을 보면 착륙지점인 터치다운 존을 넘어서 착륙하더라. 속도도 빠른 상황이었기 때문에 활주로를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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