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납고 바닥에 내동댕이"···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유족 분노

입력 2024.12.30. 20:01 차솔빈 기자
30일 박한신 유족협의회 대표는 기자단 브리핑을 진행해 정부 관료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정부 부처의 허울뿐인 대응에 피해자들이 격납고 바닥에서 죽어서도 고통받고 있다며 분노했다.

30일 오후 7시께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협의회는 기자단 브리핑을 진행하고 "지금까지 뒤통수를 맞은 것이 벌써 몇 번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부처의 허울뿐인 말을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

박한신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냉동 컨테이너 설비를 완료하고 모든 시신을 수습해 싣기로 약속했었다"며 "하지만 해가 저문 이 시간까지도 냉동 컨테이너에 시신이 실리기는커녕 이제 겨우 컨테이너를 조립하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수많은 정부 부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는 모든 권력과 정부기관의 말을 신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별로 떠넘기기만 이어갈 뿐 제대로 된 해결은 없었다"며 "격납고 바닥에 널부러져 부패되고 훼손된 유해들을 바라보며 피해자들의 마지막 존엄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러한 행태에 대해 각 부처의 늑장대응을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국토부 관계자들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질문에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단 한 구의 시신도 냉동 컨테이너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지금까지 보건복지부, 무안군, 전남도 등 부처 관료들에게 수많은 요청을 했지만, 원스톱으로 이뤄진 건 하나도 없었다. 우리는 이같은 현실을 알리고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어서 시신 장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협의회는 "내일까지 수습이 잘 된 시신 90구를 반환해 장례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며 "이에 시신을 돌려받은 유가족들은 장례를 진행하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장례가 끝나더라도 가족당 1명 정도는 대표자로 남아 자리를 지켜주고, 우리의 연대를 유지해 달라"며 "하나 하나 인원이 빠져나가면 우리의 연대가 약해지고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21
후속기사 원해요
4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