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비하 목적 ‘무안공항’ 언급하기도
국토부, 원인규명 단계별 결과 유족과 공유

연말연시 전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아픔을 준 여객기 참사의 명칭이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정해졌다.
사고 발생 초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명칭이 굳혀졌음에도 '무안공항'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유가족들이 명칭을 공식 확정하면서 논란을 일단락지었다.
13일 제주항공여객기참사유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유가족 대상으로 여객기 사고 명칭에 대한 투표를 한 결과, 179표 중 116표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공식 명칭이 정해졌다.
유가족협의회와 정부는 그동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앞서 10일 브리핑에서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고 강조했다.
다만 11일 유가족 총회에서도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향후 명칭으로 인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4가지 안을 두고 투표를 통해 공식 명칭을 확정한 것이다.
반면 일부 유튜버와 누리꾼 등은 '무안공항'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제기했다. 이들 중에는 무안공항 활주로의 로컬라이저가 참사를 키웠다는 주장을 넘어 지역비하의 목적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제주도 역시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행정안전부에 이번 사고 명칭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제주도는 합동분향소 명칭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이번 유가족협의회의 결정을 통해 사고의 정식 명칭이 결정된 만큼 관련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모습이 있어 유가족들의 우려가 컸다"며 "앞으로 사고 명칭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통일된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합동 추모제가 진행된다. 추모제 이후 유가족들은 오후 5시부터 2차 총회를 열어 49재 계획, 분향소 이전, 임원 선추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각 단계마다 조사결과를 유가족에게 공개하고 사고 조사의 독립성이 강화되도록 사고조사위원회의 개편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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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도 막지 못한 따뜻한 한끼···혹한 속에 피어나는 광산구 나눔식당의 온정 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에서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눈이 와도 꼭 와야죠. 여기 와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눈발이 거세게 흩날리던 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 위치한 나눔식당 '함께라면' 앞.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매서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식당 문을 여는 순간 퍼지는 따뜻한 밥 냄새에 얼굴엔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지난해 11월 문을 연 '함께라면'은 8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사장 조정선(58)씨가 식당 건물 한켠에 조성한 '셀프 무료 급식소'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어르신, 결식아동, 외국인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무료로 라면과 밥,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동태탕, 뼈다귀 해장국 등 특식도 마련된다.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을 찾은 어르신에게 봉사자가 라면을 배식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조씨는 "지난해 식당에 불이 났을 때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평소에 동네 어르신과 한겨울 일거리가 없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밥을 잘 챙겨먹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의 도움에 보답하고자 '함께라면'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원래는 횟집 옆 15평 남짓한 별도 공간에서 급식소를 운영했지만, 최근 폭설과 한파로 수도가 얼어붙자 조씨가 급히 장사하는 공간 일부를 내어 어르신들을 맞고 있다.이날 이곳을 찾은 어르신들은 한 그릇의 라면과 밥, 정성껏 준비된 반찬이 추운 겨울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우산동에 사는 노철환(80)씨는 "노인당은 일주일에 사흘만 밥을 줘서 나머지 날에는 혼자서 밥 해결하기가 힘들었는데, '함께라면'이 문을 연 뒤부터는 사람들과 함께 이곳에 와 밥을 먹는다"며 "사장님과 봉사자 분들이 항상 따뜻하게 맞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식당에서 만난 김영국(79)씨는 "친구가 무료 급식소가 있다는 소식을 알려줘 자주 오게 됐다"며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여기에 와서 동네 사람들과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게 좋다. 라면도 이곳에서 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웃었다.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에서 봉사자들이 식사 메뉴인 라면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어르신들이 식당에 들어설 때마다 봉사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라면을 끓이는 냄비에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임시로 마련한 배식대에는 단무지와 무말랭이 등 정성이 담긴 밑반찬도 준비됐다. 창밖에는 눈이 쉴 새 없이 내렸지만, 이곳만큼은 따뜻한 온기가 감돌았다.얼어붙은 손을 비비던 어르신들은 봉사자가 가져다 준 라면 국물을 한 숟갈 떠넣고는 "아, 따뜻하다" 하며 연신 감탄했다. 어르신들은 라면 그릇을 앞에 두고 "어제까지 많은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러워 올까 말까 고민했는데, 와보니까 오길 잘 왔네.", "혼자 집에서 밥 먹는 것보다 여기서 같이 먹는게 백 배는 좋지." 옆자리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이제 '함께라면'은 단순히 무료로 밥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서로 안부를 묻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 됐다. 봉사자 조은희(51)씨는 "집에만 갇혀 있던 어르신들이 라면을 먹으며 주위 사람들과 말 한마디라도 나누니 행복해하신다"며 "사장님께서도 어르신들이 마음껏 드실 수 있도록 음식을 아끼지 않으신다. 덕분에 후원과 봉사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을 운영하는 조정선(58)씨. 강주비 기자다만 최근엔 폭설로 인해 길이 꽁꽁 얼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다. 매일 평균 30~40명의 어르신들이 방문했지만, 요즘은 그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조씨는 "처음엔 10명 남짓하던 이용객이 입소문을 타고 많을 땐 70명까지 왔다. 하지만 요즘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20명 정도만 오신다"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끼니를 챙기기 힘든데 걱정이 된다. 빨리 날씨가 풀려 더 많은 어르신들을 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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