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남대학교·조선대학교 분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21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사회대개혁 광주선언운동' 출범식을 열고 "다시는 불법 내란이 불가능한 나라를 건설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들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가치가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 한 명으로 인해 일순간에 파괴됐다. 불법 계엄 사태로부터 한 달 반이 지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내란 상태에 있다"며 "불법 내란을 옹호하는 후진적 정치 세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내란 사태는 구속 수사 중인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몇몇 주범들의 사법적 처벌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얼마 전 법원을 유린한 폭도들은 윤석열의 계엄을 사회적 정의 실현을 위한 적법한 통치 행위로 생각하는 확신범들이었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질서 파괴를 서슴지 않는, 민주공화국의 이념과 가치를 공공연하게 공격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자들이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내란은 결코 끝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들을 그 뿌리까지 파헤쳐 척결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언제든 다시 제2, 제3의 불법 계엄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 성취를 뒤로 되돌릴 수 없는 법·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불법 계엄 해제 요건을 완화하고 참여 종사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 내란 선전에 대한 적극적 해석과 처벌 강화, 국가의 부당한 명령에 대한 저항권 강화 등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 성취를 퇴행시키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5·18민주화운동의 고장 광주에서 제안하는 사회대개혁안이 전국의 많은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연대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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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도 막지 못한 따뜻한 한끼···혹한 속에 피어나는 광산구 나눔식당의 온정 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에서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눈이 와도 꼭 와야죠. 여기 와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눈발이 거세게 흩날리던 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 위치한 나눔식당 '함께라면' 앞.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매서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식당 문을 여는 순간 퍼지는 따뜻한 밥 냄새에 얼굴엔 자연스레 미소가 번졌다.지난해 11월 문을 연 '함께라면'은 8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사장 조정선(58)씨가 식당 건물 한켠에 조성한 '셀프 무료 급식소'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어르신, 결식아동, 외국인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무료로 라면과 밥,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토요일에는 동태탕, 뼈다귀 해장국 등 특식도 마련된다.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을 찾은 어르신에게 봉사자가 라면을 배식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조씨는 "지난해 식당에 불이 났을 때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평소에 동네 어르신과 한겨울 일거리가 없는 외국인노동자들이 밥을 잘 챙겨먹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의 도움에 보답하고자 '함께라면'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원래는 횟집 옆 15평 남짓한 별도 공간에서 급식소를 운영했지만, 최근 폭설과 한파로 수도가 얼어붙자 조씨가 급히 장사하는 공간 일부를 내어 어르신들을 맞고 있다.이날 이곳을 찾은 어르신들은 한 그릇의 라면과 밥, 정성껏 준비된 반찬이 추운 겨울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우산동에 사는 노철환(80)씨는 "노인당은 일주일에 사흘만 밥을 줘서 나머지 날에는 혼자서 밥 해결하기가 힘들었는데, '함께라면'이 문을 연 뒤부터는 사람들과 함께 이곳에 와 밥을 먹는다"며 "사장님과 봉사자 분들이 항상 따뜻하게 맞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식당에서 만난 김영국(79)씨는 "친구가 무료 급식소가 있다는 소식을 알려줘 자주 오게 됐다"며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여기에 와서 동네 사람들과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게 좋다. 라면도 이곳에서 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웃었다.6일 정오께 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에서 봉사자들이 식사 메뉴인 라면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어르신들이 식당에 들어설 때마다 봉사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라면을 끓이는 냄비에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임시로 마련한 배식대에는 단무지와 무말랭이 등 정성이 담긴 밑반찬도 준비됐다. 창밖에는 눈이 쉴 새 없이 내렸지만, 이곳만큼은 따뜻한 온기가 감돌았다.얼어붙은 손을 비비던 어르신들은 봉사자가 가져다 준 라면 국물을 한 숟갈 떠넣고는 "아, 따뜻하다" 하며 연신 감탄했다. 어르신들은 라면 그릇을 앞에 두고 "어제까지 많은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러워 올까 말까 고민했는데, 와보니까 오길 잘 왔네.", "혼자 집에서 밥 먹는 것보다 여기서 같이 먹는게 백 배는 좋지." 옆자리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이제 '함께라면'은 단순히 무료로 밥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서로 안부를 묻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 됐다. 봉사자 조은희(51)씨는 "집에만 갇혀 있던 어르신들이 라면을 먹으며 주위 사람들과 말 한마디라도 나누니 행복해하신다"며 "사장님께서도 어르신들이 마음껏 드실 수 있도록 음식을 아끼지 않으신다. 덕분에 후원과 봉사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광주 광산구 우산동 나눔식당 '함께라면'을 운영하는 조정선(58)씨. 강주비 기자다만 최근엔 폭설로 인해 길이 꽁꽁 얼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다. 매일 평균 30~40명의 어르신들이 방문했지만, 요즘은 그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조씨는 "처음엔 10명 남짓하던 이용객이 입소문을 타고 많을 땐 70명까지 왔다. 하지만 요즘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20명 정도만 오신다"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끼니를 챙기기 힘든데 걱정이 된다. 빨리 날씨가 풀려 더 많은 어르신들을 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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