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서 확인한 국가 권력의 폭주
“내란 청산은 오월정신 헌법수록”
“민주주의 버팀목 다시 세워야”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는 광주·전남 청년들에게 1980년 5월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가족의 기억 속에 남은 폭력과 고립, 그리고 지난해 스스로 광장에서 목격한 국가 권력의 폭주. 두 번의 계엄을 겪은 청년들은 "정당성을 잃은 권력의 폭주를 결국 시민이 막아냈다"며, 이제 국가는 책임 규명과 오월정신 헌법수록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버팀목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등일보가 광주·전남 2030 청년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청년들은 5·18을 '역사'가 아니라 '가족의 기억'으로 설명했다. 정평호(34)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청년위원장은 "가족들은 지금도 5·18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며 어떤 위로도 쉽게 건넬 수 없다"고 말했다. 호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준원(30)씨는 "충격·공포·분노·걱정·슬픔·참담함. 주변 어른들은 세상의 모든 추악하고 험한 말을 모아야 당시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표현할 수 있다고 하셨다"고 했다.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가족의 삶에 남은 상흔'은 청년 세대의 감각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는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청년들이 즉각 위기의식을 느끼고 거리로 향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의 충격은 단지 사건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또다시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절박함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박근우(23)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대학생위원장은 "지금은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시대다. 과거 계엄과 5·18은 정보 통제와 군 동원이 가능했기에 참혹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이번엔 시민들이 즉각 거리로 나섰고 군도 충돌을 피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언제나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말했다.
박준원씨는 "5·18과 12·3 두 경우 모두 비이성적 계엄이었다. 전두환은 군사반란 이후 반대 세력을 제압하려 했고, 윤석열은 의회를 마비시키려 했다고 본다"며 "계엄은 전시 상황에서나 정당화될 수 있다. 1980년엔 시민군이 진압됐지만, 2024년엔 의회가 작동했고 헌법재판소가 탄핵 소추를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인터뷰에서 가장 일관되게 제기된 요구는 오월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었다. 청년들은 이를 "과거를 기념하기 위한 문구가 아니라, 불법 계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라고 규정했다. 즉, 단죄를 넘어 '제2의 내란'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다.
박진우(32) 개혁신당 광주 동남을 당협위원장은 "오월정신은 지역 운동이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출발점이다. 헌법 전문에 담는 건 국가가 지향해야 할 기준을 분명히 하겠다는 선언"이라며 "5·18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으면, 2024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걸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당원 신동호(가명·32)씨는 "지금도 일부 정치인들은 5·18을 왜곡하거나 전두환을 미화한다. 헌법에 명시해야 그 발언이 반헌법적이라는 점이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박근우 전 위원장은 "헌법 전문에 4·19만 들어 있다. 여기에 오월정신을 함께 적시하면 국민 저항권의 근거가 더 분명해진다"고 했다. 황혜연 활동가는 "오월정신은 불의에 맞선 용기와 생명 존중의 가치다. 이 정신이 나라의 근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번의 계엄을 세대 간 기억으로, 또 현실로 경험한 광주·전남 청년들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불법 계엄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단죄는 필수적이며, 그 위에 오월정신을 헌법에 새기는 일 역시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불법계엄 사태 1년을 '사건의 종결점'이 아니라 '민주주의 재건을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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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인플루언서·원아들까지'···전남대병원에 후원금 잇따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양혜인씨는 지난달 26일 전남대병원에 벌전후원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 전남대병원 제공연말을 맞아 지역 사업가부터 어린이집 원아들까지 전남대학교병원에 잇따라 발전후원금을 기부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7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부산물 재활용 업체인 ㈜진평 허준민 대표는 지난 2일 전남대병원에 발전후원금 5천만원을 기탁하며, 누적 후원금 1억원을 달성했다.㈜진평은 부산물 재활용 분야를 선도하는 향토 기업으로, 환경과 지역 사회 발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운영돼 왔으며 지역사회 기탁·후원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특히 2017년에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허준민 ㈜진평 대표는 지난 2일 전남대병원에 벌전후원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전남대병원 제공허 대표는 "전남대병원은 우리 지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병원"이라며 "작은 마음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과 병원 발전에 쓰인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역의료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지역의 인기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양혜인씨도 지난달 26일 전남대병원에 발전후원금 1천만원을 전달했다.양씨는 광주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대표적인 패션 및 뷰티 인플루언서다. 최근 서울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서, 그동안 광주 시민들에게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전남대병원 기부를 결정했다.양씨는 지난 10월 26일 개최된 '해삐 플리마켓'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에 사비를 더해 총 1천만원의 후원금을 마련해 전달했다. 이는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선한 일에 사용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나눔의 모범을 보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양씨는 "광주를 떠나기 전, 광주 시민분들께 받은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지역민의 건강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전남대학교병원에 힘을 보태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저의 작은 정성이 지역 의료 발전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하게 쓰이기를 바란다"고 기부 소감을 밝혔다.전남대병원 어린이집 지난달 26일 원아들이 직접 모은 아나바다 장터 수익금과 교직원 모금액 등 150만원을 전남대병원에 발전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전남대병원 제공전남대병원 어린이집 원아들도 따뜻한 마음을 모아 전달했다. 전남대학교병원 어린이집 원아들은 지난달 26일 직접 참여해 마련한 수익금 150만원을 전남대어린이병원에 기탁했다.이번 기부금은 전남대병원 어린이집이 지난 달 21일 광주 동구 금동 어린이집에서 개최한 '나눔사랑장터' 행사를 통해 마련됐다. 원아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의류와 신발, 장난감, 생활용품, 학용품 등을 기부받아 직접 판매에 참여했으며, 이 수익금 전액과 교직원들의 정성을 더해 총 150만원이 모였다.박희숙 전남대병원 어린이집 원장은 "원아들이 아나바다 장터 활동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배우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우리 아이들의 작은 정성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친구들에게 큰 힘이 되고, 건강하게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찬종 전남대어린이병원장은 "어린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기부금이라 더욱 감동적이며, 병마와 싸우는 환아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기탁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 및 회복 환경 개선과 정서적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곳에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이렇게 모인 벌전후원금은 진료환경 개선, 연구·교육 인프라 확충 등 환자와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업에 사용될 에정이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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