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원 포차 양성화 ‘제자리’···상인·행정 입장차

입력 2026.04.17. 10:07 강주비 기자
광장 조성 1년 지났지만
양성화 논의 사실상 중단
점용료·공간 기준 이견
도시계획 변경 없인 난망
광주 남구 구동 광주공원 포차거리.

광주공원 포차거리 양성화가 상인과 행정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1년째 표류하고 있다.

1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월 광주 남구 구동 광주공원 일대에 ‘청춘 빛포차 광장’을 조성하며 포장마차 양성화를 함께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광장 조성과 동시에 제도권 편입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핵심 쟁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논의 자체가 멈춰선 모습이다.

광주공원 포차거리는 1970년대 공원 조성과 함께 형성된 이후 50여년간 무허가 상태로 운영돼 왔다.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지역 대표 먹거리 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도로 무단 점용과 위생 문제,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노상주차장을 폐쇄하고 보행 중심의 광장을 조성하는 한편, 포장마차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양성화 논의는 1년 넘게 난항을 겪고 있다. 핵심 쟁점은 도로점용료 부과와 영업 공간 조정 문제다. 시는 보행 안전과 도시 미관을 고려해 포장마차 규모와 배치를 일정 기준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은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며 현 상태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인이 수십년간 같은 자리에서 영업해 온 만큼 공간 축소나 위치 변경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인들은 점용료 납부 자체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비용 부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도적 한계도 발목을 잡고 있다. 포장마차가 자리한 공간은 도로와 공원 부지가 혼재돼 있어 일괄적인 점용 허가도 불가능하다. 도로 구간은 점용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공원 부지는 원칙적으로 점용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포장마차 한 곳 안에서도 부지 성격이 나뉘는 경우가 있어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면 지목을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가 필요하지만 이는 단기간에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관련 절차가 수년 단위로 진행되는 데다 여러 부서 간 협의가 필수적이어서 당장 가시적인 해법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행정과 상인 간 소통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는 지난해 초까지 수차례 간담회와 현장 협의를 이어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후 추가 논의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포차거리 양성화는 실행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가 청춘 빛포차 광장 조성을 먼저 추진하고 제도 정비는 뒤로 미룬 것이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민은 “광장을 만들어 유동 인구를 늘려놓고 불법 포장마차는 그대로 두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며 “결국 불법 노점을 활성화시켜 준 꼴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광주시는 장기적으로 양성화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가능한 범위를 검토하고 있지만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도시계획 등 근본적인 부분까지 포함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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