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보완수사 요구 못해…검찰이 판단해야”
‘윗선 개입없어’ 타당…특수단 수사 난항에 빠져

‘장윤기 사건’의 초동수사 축소·은폐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의 구속이 두번째로 기각됐다.
특히 전 형사과장은 국가수사본부의 ‘축소 지시’도 없었다고 밝힌 만큼, 사건의 축소·은폐가 수사팀장의 주도로 이뤄졌는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정교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모 경정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달 21일에 이은 두번째 영장 기각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구속 적부심심사는 박 경정이 ‘장윤기 사건’에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의도적으로 제외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박 경정 측 법률대리인은 “스토킹 사건은 형사과장이 아닌 여성청소년과 소관 업무였다. 문제가 없는 스토킹 사건의 처리를 숨기기 위해 일반살인죄를 의도적으로 적용했다는 주장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며 “수사팀 내부에서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으로 의견이 정리됐고, 박 경정은 이를 보고받은 뒤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경정은 장윤기의 강간 등 살인 목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증거로 거론된 케이블타이의 존재를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경정 측은 “박 경정이 케이블타이의 존재를 알았다면 수사 방향이 달라졌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차량 압수수색은 수사팀장 주관으로 이뤄졌고, 케이블타이를 발견한 팀장과 참여 경찰관들만 이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블타이 관련 영상이 존재했다가 삭제된 정황도 수사팀 내부에서만 공유됐다는 것이 박 경정 측 입장이다. 박 경정 측은 수사팀 관계자들이 관련 사실을 보고하지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형사과장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가수사본부의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스토킹 사건과 살인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지침은 있었지만, 강간 등 살인죄가 아닌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사건 송치 직전 작성된 수사보고서와 관련해서도 박 경정 측은 강간 등 살인이 의심되는 정황 5가지를 기재했으며, 당시 경찰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해당 보고서에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을 위한 보완수사 요청이나 검토 의견이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보완수사 요구권은 검찰이 경찰을 상대로 행사하는 것”이라며 “관련 정황을 남긴 것은 검찰의 추가 수사를 기대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특별수사단이 두 차례나 박 경정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향후 수사 동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이 보강된 증거자료까지 검토한 뒤 범죄혐의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특별수사단은 불구속 상태에서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 증거 확보와 수사 논리 보강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광복절인데"···외면받는 광주백범기념관, ‘하루 17명 꼴’
13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을 방문한 원아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에는 유치원 원아 27명이 줄지어 전시관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전시 해설을 들으며 백범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과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백화마을의 역사를 살펴봤다. 다소 낯선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광복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아이들의 방문으로 잠시 활기를 띠었던 기념관은 단체관람이 끝난 뒤 다시 한산해졌다. 전국에 단 두 곳뿐인 김구 선생 전문기념관 중 하나이자 김구 선생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각별한 인연을 간직한 공간이지만, 상징성에 비해 시민들의 발길은 여전히 뜸하다.광복절뿐만 아니라 3·1절과 현충일 등 역사적 기념일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음에도 광주백범기념관의 연간 관람객은 2015년 개관 이후 한 번도 1만명을 넘지 못했다.이날 광주백범기념관 등에 따르면 기념관 관람객은 2023년 5천125명에서 2024년 7천206명, 지난해 8천530명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3천405명, 66.4%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관람객은 23명에 그친다.올해 들어서는 7월 말까지 3천599명이 방문했다. 월평균 514명, 하루 평균 17명 수준이다. 광복절이 있는 8월과 유치원·학교의 단체 해설이 집중되는 9월에 방문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연간 관람객 1만명 돌파 여부는 불투명하다.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자리한 백범김구기념관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기념관의 최근 연간 관람객은 약 15만명으로, 지난해 광주 기념관 관람객의 17.6배에 달한다. 광주 기념관 관람객은 서울의 5.7%에 불과한 셈이다.두 기념관은 김구 선생을 기리는 전문기념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설립 배경과 운영 방식은 다르다. 서울 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묘소와 독립운동가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에 자리하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김구 선생의 후손들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2015년 10월 문을 연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학동 백화마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백범문화재단과 당시 국가보훈처, 광주시가 총 12억4천200만원을 투입했으며, 지상 3층·연면적 488㎡ 규모로 전시실과 교육실 등을 갖췄다. 건립 이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기부채납돼 시 소유 시설이 됐으며 현재 백범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기념관은 상설 전시해설과 함께 유아와 초·중·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과 보드게임, 역사기행 등을 운영하고 있다. 3·1절과 현충일, 광복절 등 주요 기념일 행사와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포함해 매년 10개 이상의 사업을 진행한다. 단체뿐 아니라 가족 단위 개별 관람객도 매달 달라지는 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기념관 측은 시설을 직접 방문한 관람객 수만으로 전체 사업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체험 부스, 협력기관 행사 등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2만3천516명에 달했다. 기념관 밖에서 김구 선생의 삶과 정신을 알리는 활동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업 참여 규모는 연간 방문객 수보다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다만 외부 행사 참여 실적이 기념관의 인지도와 방문객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정기 단체관람을 확대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시설 등을 연결하는 역사 탐방 코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광복절 등 특정 기념일에 집중된 일회성 방문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홍보와 콘텐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광주백범기념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 연간 관람객이 1만명을 넘은 적은 없지만 최근 들어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해에는 기념관 방문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행사 참여자까지 포함해 2만3천여명이 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백화마을과 지역의 인연을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전시 해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찾아 김구 선생의 삶과 지역에 남겨진 뜻을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 유가족 "우리도 빠른 재개항 바란다"···무안공항 연내 정상화 '불가능'
- · “이제야 좀 살겠네”...폭염 꺾이고 열대야 사라져
- · “월급 3300만원 드립니다”···신안 시니어 의사 구하기
- · [영상] "홍어 냄새·여권 챙겨라"…전라도 비하 표현, 광주 학생들의 생각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