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장윤기 사건’ 전 형사과장 영장 또 기각···은폐는 누가?

입력 2026.07.31. 21:02 김종찬 기자
“수사팀장이 케이블타이 보고 않고 영상도 삭제”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 못해…검찰이 판단해야”
‘윗선 개입없어’ 타당…특수단 수사 난항에 빠져
장윤기 여고생 살인 사건 관련 초동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받는 박 모 경정이 3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장윤기 사건’의 초동수사 축소·은폐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의 구속이 두번째로 기각됐다.

특히 전 형사과장은 국가수사본부의 ‘축소 지시’도 없었다고 밝힌 만큼, 사건의 축소·은폐가 수사팀장의 주도로 이뤄졌는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정교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모 경정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달 21일에 이은 두번째 영장 기각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구속 적부심심사는 박 경정이 ‘장윤기 사건’에서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의도적으로 제외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박 경정 측 법률대리인은 “스토킹 사건은 형사과장이 아닌 여성청소년과 소관 업무였다. 문제가 없는 스토킹 사건의 처리를 숨기기 위해 일반살인죄를 의도적으로 적용했다는 주장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며 “수사팀 내부에서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으로 의견이 정리됐고, 박 경정은 이를 보고받은 뒤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경정은 장윤기의 강간 등 살인 목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증거로 거론된 케이블타이의 존재를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경정 측은 “박 경정이 케이블타이의 존재를 알았다면 수사 방향이 달라졌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차량 압수수색은 수사팀장 주관으로 이뤄졌고, 케이블타이를 발견한 팀장과 참여 경찰관들만 이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블타이 관련 영상이 존재했다가 삭제된 정황도 수사팀 내부에서만 공유됐다는 것이 박 경정 측 입장이다. 박 경정 측은 수사팀 관계자들이 관련 사실을 보고하지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형사과장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가수사본부의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스토킹 사건과 살인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지침은 있었지만, 강간 등 살인죄가 아닌 일반살인죄를 적용하라는 지시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사건 송치 직전 작성된 수사보고서와 관련해서도 박 경정 측은 강간 등 살인이 의심되는 정황 5가지를 기재했으며, 당시 경찰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해당 보고서에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을 위한 보완수사 요청이나 검토 의견이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보완수사 요구권은 검찰이 경찰을 상대로 행사하는 것”이라며 “관련 정황을 남긴 것은 검찰의 추가 수사를 기대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특별수사단이 두 차례나 박 경정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향후 수사 동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이 보강된 증거자료까지 검토한 뒤 범죄혐의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특별수사단은 불구속 상태에서 혐의 입증을 위한 추가 증거 확보와 수사 논리 보강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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