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를 연결하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이번 특별법은 대구시와 광주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의 신속한 건설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토 균형발전과 영·호남 산업벨트 조성 및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신속한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고속철도 역사 주변 3km 이내 개발 예정지역 지정 ▲건설사업 및 주변 지역 개발을 위한 필요 비용 보조·융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달빛철도는 대구(서대구), 경북(고령), 경남(합천·거창·함양), 전북(장수· 남원·순창), 전남(담양), 광주(송정) 등 6개 광역 지자체와 10개 기초 지자체를 경유하는 영호남 연결 철도다. 총길이 198.8㎞로 2030년 완공 목표다. 총사업비 4조5천15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달빛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광주에서 대구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대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날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특별법은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이날 "달빛철도 특별법이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환영합니다.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달빛철도사업이 시작되기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습니다. 광주시와 1천700만 영호남 지역민들은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달빛철도 특별법이 의결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밝혔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 상전벽해 앞둔 전북. 미래 100년 기대로 물들다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후일담순창·남원·장수역달빛내륙철도 개통으로 몰고 올 순창·남원·장수 등 전북 내륙의 영향은 실로 크다. 전북 100년의 미래로 상전벽해가 될 전망이다. 가장 혜택받을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려한 산야에 풍부한 이야기꽃, 볼거리, 먹거리까지 그야말로 한반도 남쪽 내륙에 숨겨진 비경과 보물이 숨겨진 매력을 드러낸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주민들은 "달빛내륙철도 개통은 지역 발전은 물론 지방 소멸에도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면서 "영호남의 사상과 문화, 경제, 관광에 걸쳐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벼른다. 광주에서 출발한 달빛내륙철도는 10~20분 만에 순창과 남원·장수역에 도착한다. 광주에서 출발하면 차 한잔 마시기에도 빠듯하다.◆영호남 사상 뿌리 찾는 순창 훈몽재순창은 호남 성리학의 태두 하서 김인후와 영남 퇴계 이황의 인연이 점철된 곳이다. 조선 중기 석학 하서와 퇴계는 학문의 깊이를 한 차원 드높인 인물들이다.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아꼈다. 부패한 중앙정치에 환멸을 느껴 고향 장성으로 낙향한 하서는 한때나마 순창에 머물며 후학을 가르친다. 하서 김인후의 흔적은 순창군 쌍치면 훈몽재(訓蒙齊)에 오롯이 남아있다.현재도 훈몽재에서는 하서의 정신을 이으려는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다. 고당 김충호 훈몽재 산장은 "하서 김인후의 유교 정신은 물질 만능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훈몽재는 전국 유일의 하서 강학당"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순창 훈몽재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달빛내륙철도가 열리는 날 퇴계와 하서의 사상을 본격 연구하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달빛내륙철도 최고 문화 콘텐츠 남원 문학달빛철도는 전북 순창을 거쳐 드디어 춘향과 이도령, 흥부와 놀부의 고장 남원역에 도착한다. 남원은 전북이 자랑하는 국악과 문학의 고장이다. 남원은 판소리 동편제 태동지이자 춘향전과 흥부전이 탄생한 고장이기도 하다. 현대 문학에 큰 족적을 남긴 최명희 작가의 '혼불'까지 탄생시키면서 한국 문학사에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니 남원시는 달빛철도의 문화 콘텐츠 중심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남원시 운봉읍은 동편제 태동지다. 운봉읍에는 '국악의 성지'가 조성돼 있다. 지난 2007년 10월 국악계의 염원을 담아 문을 연 국악의 성지에 옥보고 선생을 비롯한 많은 명창들이 모셔진 국악 선인 묘역도 남아 있다. 국악 전시체험관, 민속국악실, 판소리 기념실 등도 있어 우리 소리 이해를 돕고 있다. 전시실 10분 거리에 동편제를 탄생시킨 가왕 송흥록과 국창 박초월의 생가를 복원해 이곳이 한국 국악의 태동지임을 알리고 있다.◆국악의 영원한 성지 광한루한국 국악의 영원한 성지 하면 광한루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만나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낸 곳이 광한루다. 영호남 사람들 누구나 한 번쯤 들러봐야 할 마음의 고향이다. 젊은 청춘들의 만남 장소로도 더할 나위 없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실존 인물이냐 같은 문제는 따지지 않아도 된다. 광한루에 서면 누구나 시인이자 묵객이 된다. 봄이 오면 광한루에는 시름을 잊고 국악에 빠져보려는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코로나가 풀린 올 광한루 정원 마당은 한바탕 축제로 들썩일 전망이다.황의성 남원 시립국악단 부단장은 "남원은 국악의 성지로 달빛철도가 열리면 영호남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지리적 위치를 강조했다. 황 단장은 "남원은 오래전부터 한국 판소리 동편제 태동지라는 확실한 기반을 갖춘 곳이어서 광한루에서 영호남의 걸쭉한 한판 소리 축제가 열리는 날도 기대한다"고 소망했다.◆고대문학 영감의 중심지 만복사지터문학이 주는 영감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남은 자들의 몫이다. 남원은 매월당(梅月堂) 김시습(1435~1493)의 전설적 애정소설 금오신화의 주무대 만복사지터가 있는 곳이다.또한 남원은 춘향전과 흥부전의 탄생지이자 만복사저포기, 최척전, 홍도전 같은 주옥같은 고대소설의 현장이다. 남원이 탄생시킨 현대문학의 금자탑 최명희의 '혼불'도 남원의 자랑이다. 이쯤 되면 남원은 대한민국 고대와 현대 문학을 아우르는 영감의 메카라 해도 손색이 없다.최초 한문 단편소설 '금오신화'의 배경 만복사지는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만복사지는 소설 '최척전'의 배경이기도 하다. 1621년 조위한 (광해군 13년)이 지은 최척전은 남원과 중국, 베트남, 일본을 넘나드는 스케일이 호쾌한 소설로 유명하다.우리는 오랜 세월 만복사지를 잊고 살았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문학은 뒷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콘텐츠가 먹여 살리는 시대다. 만복사지는 겉으로 보기에는 황량하기 그지없지만 무궁무진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다. 오는 2030년 만복사지 영감으로 달빛철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현대문학 금자탑 '혼불'의 노봉마을현대문학의 금자탑으로 꼽히는 소설 혼불의 사매면 노봉마을도 달빛내륙철도를 기다리는 문학의 명소다.혼불은 작가 고(故) 최명희(1947~1988)의 역저다. 일제 강점기 몰락해가는 양반촌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큰 소리로 읽으면 판소리 가락이 될 정도다"라는 운율의 교과서 같은 소설이다.달빛내륙철도가 열리는 날 노봉마을 서도역은 혼불 문학관과 함께 꼭 찾아야 할 문학의 영감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혼불 문학관 양규창 관장은 "남원이 한국 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크다"고 규정하고 "불멸의 고전문학 춘향전과 흥부전이 탄생한 곳이고 만복사저포기, 최척전과 홍도전 등 고전문학의 발생지이자 현대 문학의 걸작 혼불이 탄생한 고장이 남원인 만큼 남원을 찾는 것은 한국 문학의 원류를 찾는 것이다"고 남원 문학의 가치를 평가했다.◆전설의 오지에서 생태 보물 기대하는 장수군장수역은 전북과 경남 함양을 잇는 역이다. 장수군은 장수라는 이름에서 풍기듯 강인함의 대명사다. 절개 있는 인물의 고장이다, 장수(長水)는 물이 길게 흐른다고 해서 장수라는 뜻도 담고 있다.광주에서 출발하면 장수역까지는 20여분 거리다. 대구 쪽에서도 30여분 거리로 좁혀진다. 그러니 양쪽의 중간 기착지로서 안성맞춤이다.장수읍 신무산 8부 능선에는 작은 샘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뜬봉샘'이다. '뜬봉샘'은 태조 이성계가 기도에 들어간 지 100일째 되던 날 봉황이 날았다는 전설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래 봬도 뜬봉샘은 그냥 지나칠 샘이 아니다. 금강의 발원지로서 장수 산야를 굽이쳐 흘러 거대한 금강을 이뤄 한반도 남쪽을 살찌운다. 최근 뜬봉샘 주변은 생태의 우수성으로 주목받고 있다.장수군 자연환경해설사 박인영씨는 "뜬봉샘 생태는 금강의 발원지로서 가치뿐 아니라 자작나무 숲이라는 보기 드문 광경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식생과 희귀성을 평가한다. 박 해설사는 "장수는 접근하기 어려운 험지여서 숲이 잘 보존된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물과 숲이 잘 어우러진 방화동 계곡을 비경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장수 자랑을 펼쳤다.◆장수 컬러 마케팅 '레드 푸드' 승부수달빛철도와 함께 장수는 컬러 마케팅으로 먹거리 승부수를 띄우려 한다. 아직도 장수는 '무진장'이라는 대표적 오지 이미지를 벗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장수군민들의 달빛내륙철도에 대한 염원은 강렬하다. 장수가 자랑하는 먹거리 레드 푸드시대를 활짝 열겠다는 각오이다. 평균 해발 400m에서 나는 한우·사과·오미자·토마토 등으로 대표되는 붉은색 먹거리는 달빛 내륙철도가 열리는 날만을 고대하고 있다.장수 한우 최진구 지방공사 사장은 "빨간색 이미지는 장수군의 역동성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장수 한우는 고도 500m 이상에서 자라는 한국 최고의 자연 명품 한우로 달빛내륙철도가 열리는 날 영호남 주민들이 맘껏 즐기게 될 것이다"고 품질과 판매를 자신했다.나윤수 객원기자 nys251085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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