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국가철도망 반영후 연중기획으로 보도 ‘주목’
1년여간 영·호남 오가며 다양한 이야기 풀어내
달빛철도 특별법 분위기 형성 공헌…2년만에 결실

동서화합과 지역균형 발전에 한 획을 그을 '달빛철도'가 국회 특별법 통과로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영·호남 상징이나 다름 없는 대구의 '달구벌'과 광주의 '빛고을'의 의미를 한 글자씩 담아 '달빛'이라는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낸 영호남은 이제 '달빛철도'를 통해 서로 간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좁혀나갈 수 있다.
무등일보는 달빛철도가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던 지난 2022년부터 1년여간 '미리 가본 달빛내륙철도' 기획시리즈를 연재해 왔다.
달빛철도가 지나는 영·호남 지자체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을 넘어 그곳이 지닌 역사적 가치,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아 '영호남의 이야기'를 지면에 풀어냈다.
달빛철도의 호남 출발지인 송정역부터 시작해 영남의 출발지이자 호남으로선 종착지인 대구역까지, 각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했다.
앞으로 달빛철도가 지나갈 영호남 곳곳에 대한 단순한 소개가 아닌 해당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지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볼거리 등을 체험하고, 곳곳의 역사적 인물 재조명 등을 통해 '영남과 호남이 서로 다른 남이 아닌, 과거부터 지금까지 함께 살아가는 이웃' 임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광주에서는 송정역 인근을 새롭게 변모시키고 있는 '1913 송정역 시장', 광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무등산과 남종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 선생의 얼이 담긴 운림동 '아트밸리', 조선시대 가사문학을 탄생시킨 인문호수 '광주호'등, 근현대사를 품어온 양림동 등을 소개, 현시대를 살아가는 광주시민들과 앞으로 광주를 찾을 모든 이들이 광주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길 바랐다.
이어 철도가 지나는 담양, 순창, 남원, 장수 등이 가진 인문학적 매력과 함께 우리네 선조들이 함께 이어온 영호남 유학사상 교류에 대한 재조명도 함께 진행했다.
특히 순창, 남원, 장수 등 영호남 맞닿은 지역에서 '같은 시간을 살아가며 서로 간의 정과 지식, 문화 등을 함께 나누고 교류했던' 조상들의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영남의 관문인 함양부터 거창, 합천, 고령, 대구까지 기차가 다니는 영남지역에 대해선 호남인들이 잘 모를 인문·사회적 이야기부터 관광지, 볼거리, 그리고 특산물 등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상견례를 하듯 '하나하나' 소개하며 앞으로 보다 가까워질 영남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나갔다.
이 같은 무등일보의 노력은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이후 2년 만에 특별법 통과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동력 중 하나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시 기획 시리즈를 취재했던 나윤수 선임기자는 "달빛철도는 단순히 국토의 동서를 잇는 것이 아닌 영호남이 한층 더 가까워지고 내륙경제권 활성화를 이끄는 획기적 계기"라며 "우리가 했던 노력이 영호남의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데 일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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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수도 재가동' 정부·광주 줄탁동시가 열쇠 광주출신 소설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에 수상을 축하하는 프랑이 걸려있다. 전일빌딩245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품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5·18광주민주항쟁을 대표하는 건물이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을 통해 광주의 문화·디지털 산업이 한 단계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한예종 캠퍼스라는 3대 국립 문화기관에 AI·XR 융합 K-콘텐츠 테크타운까지 더해지면 제작부터 교육, 투자, 유통, 관광이 한 번에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도시'라는 독보적 브랜드, 노벨문학상 작품까지 품은 광주의 상징성은 이 청사진에 설득력을 더한다.그러나 기대만큼 과제 또한 명확하다. 3.0 시행에 앞서 20년이 넘도록 표류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예산적 뒷받침과 지속성을 담보할 전담 기관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정부의 역할에 더해 광주지역 차원에서도 단순히 시설 확보를 넘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방향성을 설정해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비전을 바탕으로 필요한 인프라와 예산을 명확하게 설정해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인가이재명 정부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을 국정과제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광주는 제조업 근간 산업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뿌리 깊은 문화와 함께 '민주주의' 도시로의 명확한 브랜드가 있다.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을 갖는 도시는 흔치 않은 만큼,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로 도시의 가치를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지난해 한강 작가가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쓴 '소년이 온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광주의 브랜드는 날로 치솟고 있다.특히 '민주주의 위기'를 겪는 아시아에서 광주는 롤모델로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민주주의 유린을 정상화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광주의 가치와 존재감은 더욱 빛을 발했다. 이 대통령 또한 민주주의 보루로서 광주의 가치를 추켜세웠다.이 대통령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 공약에서 국립 망월동 5·18민주공원 조성사업이 포함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비전에서 5·18과 민주주의는 떼려야 뗄 수 없다.그러나 이 같은 이유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비전은 '정치적 이슈' 속에서 추진되지 못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사실상 '지역 사업'으로 축소돼 왔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관련 사업이 대폭 칼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건립한 이후에는 관심에서 벗어나면서 제대로 된 인력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2007년 46명 정원이었지만 현재는 임시조직으로 기능이 멈춰 있는 상태다.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예산을 뒷받침할 구체적 방안과 안정적으로 추진할 전담 기관, ACC를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산업과 연계하기 위한 기관(국립CT연구원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왔다.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을 공약하면서 세부 공약을 발표했지만, 기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개선하고 완수할 구체적 공약은 빠져 있어서 지속성에 대한 우려 또한 여전하다.◆ 3대 문화기관 더해 '콘텐츠 클러스터' 가동 기대그럼에도 이재명 정부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산업적으로는 또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광주가 유치를 희망하던 대표 문화기관들에 대해 대거 유치를 약속한 데다가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융합한 콘텐츠 클러스터(K-문화콘텐츠 테크타운)를 약속했기 때문이다.이 대통령은 광주에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광주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광주캠퍼스 유치를 공약했다. 3개 모두 국립시설로, 문화 산업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은 전국 4대 권역(수도권·영남권·충청권·호남권) 중 호남에만 없다보니 광주에서는 그간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왔다.'K-문화콘텐츠 테크타운' 조성사업은 송암산단 일대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K-문화콘텐츠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향후 10년간 500개의 문화콘텐츠 기업을 집적화하고 1천개의 일자리와 1만명의 정주 인원을 목표로 한다. 특히 ACC와 연계해 제작·투자·글로벌 유통을 한 번에 수행하는 도심형 콘텐츠 클러스터를 표방한다.당초 2004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구상 당시 마스터플랜은 ACC를 제작·배급 허브로 삼고 5대 문화권 사업을 통해 도시 전역에 콘텐츠 제작→투자→관광·소비가 도는 순환경제를 그렸다. 실제 2015년 전당 개관 뒤 지역 문화산업 매출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광주실감컨텐츠큐브(CGI센터) 등이 설립되면서 '문화 산업화' 가능성을 보여줬다.이 대통령의 구상이 이뤄지면 국립현대미술관·역사박물관 광주관은 전당이 확보한 창·제작 역량을 전시·연구·아카이빙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한예종 캠퍼스는 지역 예술인력·기획자를 현장형 창작 인재로 재훈련한다. 여기에 K-문화콘텐츠 테크타운이 AI·XR 스튜디오와 글로벌 OTT 연계 투자펀드를 품으면 제작→교육→투자→유통→관광이 선순환하는 '도심형 콘텐츠 클러스터'가 완성된다는 그림이다.◆시설 유치로만 '문화도시' 비전 완성 안 돼다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비전을 시설 유치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하나 더 들여온다고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되는 건 아니다"면서 "시민 일상 속에서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산·향유되는 구조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강 교수는 "2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하자고 했을 때 광주가 문화 시설 몇 개를 가져오는 걸로 문화도시 그림을 그린 건 아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규모 시설이 들어오는 건 바람직하고, 그래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ACC를 설계해 들어왔다"면서 "다음 단계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국립 기관)이 할 일과 광주시와 지역사회가 할 일을 분리해 광주만의 문화적 정체성, 자부심을 가지기 위한 점검이 필요하고 그림(설계)을 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런 점에서 현재 우리 지역사회에서 '문화도시'로서의 전반적인 비전과 로드맵에 대한 논의는 없고, 단편적으로 시설 유치에만 매물돼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특히 "기본적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은 시설도 시설이지만, 광주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어떻게 더 향유하고, 광주의 예술인들이 문화적인 창작 활동을 더 집중하고, 그런 것들이 아시아 그리고 세계와 교류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그림이다"면서 "그렇다면 이 가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깊이 다룰 수 있는 공간이나 기능을 하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런 점에서 ACC와 연계한, 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인프라나 사업의 방향, 가치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비전을 공유하고 중앙 정부의 정책 과제에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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