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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옛 전남도청, 공간의 문화정치학

입력 2020.05.18. 18:48 조덕진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둥지를 튼 옛 전남도청이 40년만에 비로소 제 이름에 걸맞는 향과 빛깔을 찾은 듯하다.

5·18광주민중항쟁 40주년이 1980년 항쟁의 심장부였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원,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렸다.

약탈된 진실, 거짓과 혼돈 속에도 이를 넘어서온 40년을 딛고 대통령이 항쟁의 한 복판에 서서 광주를 호명했다. 광주시민들이 꿈꾸고 일구고자 했던 민주주의와 사람살이의 소중함을 전 국민, 세계 시민사회에 다짐했다.

옛 전남도청 일원. 목숨으로 새로운 세상의 꿈을 염원한 청년 윤상원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미래가 서린 옛 전남도청, 시민궐기대회와 민주대성회 등 대한민국 광장민주주의를 선보였던 분수대광장, 당시 계엄군의 만행에 죽어간 시민들의 주검을 수습했던 상무관, 전두환 계엄군의 헬기총격을 온몸으로 증언한 인근의 전일빌딩245.

그뿐인가. 공식 기념식이 끝나고 국립묘지를 방문 한 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구 망월 묘역을 찾아 헌화했다. 어쩌면 항쟁의 심장부보다, 잊혀진 공간,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진, 상실의 심연이 누적된 그 곳, 구 망월 묘역이 더 절절하다.

한 때는 피붙이에게도 금단의 땅이었던 곳. 제 자식, 부모형제를 안치하고도 제사 하나 마음껏 지낼 수 없었던 피울음이 맺혔던 그 곳. 저들이 돈으로 권력으로 집요하게 없애고자 했던, 아픈 마음의 온통.

5·18 이후 세대에게는 이름도 낯선 이 묘역은 광주사람들에게는 1980년 항쟁의 마음의 공간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 1980년 신군부가 희생자들을 '처리'하기 위해 조성한 곳이다. 시민들의 주검을 청소차에 싣고 와 '파묻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탄생부터 아픈 이곳은 이후에도 유족들의 가슴에 박힌 모이었다. 5월이면 참배객은 커녕 유가족들에게조차 금단의 땅이됐다. 전두환 정권은 이 공간을 견디지 못했다. 80년대 초반 끈질긴 공작을 벌여 희생자 일부(24명)를 다른 곳으로 이장시키기도 했다. 유족들은 제사때 곁에 머물수도 없었다. 5월이 다가오면 부모형제들을 강제로 차에 싣고 전국 각지에 분산시켰다. 학생들이 그 아픔에 합류했다. 교통을 차단하고 지휘부를 감시하는 경찰을 피해 학생들은 걸어 걸어서 추모제를 지냈다.

구 망월묘역은 군사정권의 집요한 노력에도 80-90년대 학생들과 민주인사들의 주요 참배 코스가 됐고 광주민주화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공간으로 거듭났다. 1987년 시위도중 경찰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 이한열 (연세대) 열사를 비롯해 80∼90년대 민주화시위나 노동운동 현장에서 숨진 이들의 안식처로 거듭나며 상징은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졌다. 경찰의 직사 물대포로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도 이 곳에서 영면하고 있다.

유폐와 은폐, 항쟁의 쓰리고 아린 상징이 40여년의 세월을 거치며 국민 속에서 민주주의의 진짜 상징으로 재탄생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대통령의 '첫'걸음이 이를 공식화했다.

이 '첫'은 이제 우리사회에 더 이상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자 옛 전남도청일원과 구 망월 묘역에 덧칠해진 거짓을 털어냄으로써 진짜 만남을 예고한다. 문화체육부국장 겸 아트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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