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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발언대- 충분한 뒷받침 바탕해 참신한 시도 이어지길

입력 2020.11.11. 18:11 김혜진 기자
총체예술극 ‘병사이야기’를 보고

1918년 스위스의 로잔에서 초연됐던 스트라빈스키의 총체예술극 '병사이야기'는 제 1차 세계대전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호평 속에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곧이어 예정되었던 지방순회공연 전체가 당시 스위스와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던 유행성 독감으로 취소되고 마는 불운을 겪었다. 우연하게도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취소가 잇따른 이 시기에, 한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들을 기회가 귀한 이 작품을 지난 10월 31일 저녁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이 작품 '병사이야기'는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를 대표하는 주요 악기들에 대한 음악적 요구가 큰 까닭에 연주자들이 도전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곡이다. 게다가 시인 라뮈(C.F. Ramuz, 1878~1947)의 프랑스어로 된 원작대본이 지나치게 시(詩)적이어서 그 뉘앙스를 전달하기 위한 번안과 각색이 몹시 어렵기 때문에, 가끔 연주회에서 그 음악만 연주되는 경우는 있지만, 좀처럼 작품 전체를 무대에서 직접 감상할 기회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 놀랍게도 광주에서 젊은 지휘자 박승유가 연출자 김민주와 공동작업으로 이 작품을 직접 한글대본으로 번역했고 음악공연단체인 K아트의 공연으로 광주 초연을 한 것이다.

세상의 여러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전체 2부로 이루어져 있는 '병사이야기'는 독특한 형식과 편성의 음악극이다. 7명의 연주자들과 함께 나레이터·연극배우·발레리나가 등장하여 왈츠·탱고·래그타임 등 작곡 당시 서구 유행춤곡들을 콜라보와 아이러니로 변형시킨 매우 다채롭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재즈의 영향을 크게 받은 곡으로 독주악기들을 차례로 나열시키는 특이한 관현악 편성이 특징인데, 이날 공연에서 예술감독 박승유와 K아트는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곳곳에서 나타나는 재즈리듬, 행진곡, 춤곡, 서커스 분위기의 연주들이 연기자와 무용가들의 공연과 무척 잘 어우러져서, 무대 위 공연자들과 객석의 청중들을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작품인데도 이날 공연장 띄어 앉기로 제외된 좌석 외에는 만석이었는데, 이는 새로운 공연에 대한 청중들의 갈증과 기대가 그만큼 컸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K아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일반 관객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근현대 작품들을 알리고 또 모두 함께 공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자신들의 포부에 어느 정도 다가갔다고 여겨진다. 이 작품 '병사이야기'에서 악마에게 팔아버린 병사의 바이올린이 상징하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는 그 어떤 것, 즉 예술을 뜻한다. 그래서 이 공연을 보고 들으며 청중들은 다시 한 번, 인간에게 예술이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좋은 공연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곳곳에서 재공연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공연예술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보다 많이 뒷받침돼 이처럼 참신한 시도와 예술적 공연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스트라빈스키가 이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제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어려운 시기에 피폐해진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큰 호응을 얻었던 것처럼, K아트가 초연한 광주의 '병사이야기'도 지금 코로나19로 힘든 우리 국민들에게 심오하고 감동적인 방법으로 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범영숙 피아니스트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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