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시민교육으로 만드는 포용사회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3.09.17. 16:59


■신경구의 포용도시

야당대표가 8월 31일에 시작한 단식을 보름 넘게 계속하고 있다. 공식적인 이유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라고 했지만, 그 동안 정부와 여당이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지난해 5월 정부가 바뀐 뒤로 지난 5년 동안에 겪었을 만한 대형 사고와 엄청한 변화가 있었다.

1년만에 실질국민소득이 2021년 전으로 돌아가고, 26년만에 처음으로 1년 넘게 무역이 적자를 보고 있다. 그 동안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11위에서 13위로 밀려 났다. 노태우 정부 이래로 경제적으로 가까워진 중국에 대한 수출규모가 2위에서 5위로 떨어지는 등 우리나라의 무역적자가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세수가 줄어들면서 국가 채무가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예산이 44%, 연구개발 예산이 16.6% 삭감되는 등 미래가 어두어 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사망했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청주에서는 오송지하도 참사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병대의 채수근 상병이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 수색 도중 본인이 사망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일본의 핵발전소 오염수를 방류를 우리 정부가 항의는커녕 이를 변호 하는 데에 20억이 넘는 돈을 쓰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일본과 가까워지는 동안 같은 민족인 북한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그 동안 야당 대표는 정부여당과의 대화를 제안했지만, 정부는 야당과의 대화는커녕 야당 대표에 대한 압수 수색을 200회 넘게 계속하고 있고, 검찰 소환으로 망신을 주고 있다. 1년 넘게 집중적으로 수사하던 대장동에서 증거를 찾지 못하자 다른 사건으로 고발하고 또 여러 가지 혐의를 바꿔 가면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는 자신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단식을 동원해서 꽉 막힌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여당은 "단식인지 쇼인지 모르겠다"는 평에서 시작해서 '보여주기식 쇼'와 '방탄'이라는 조롱은 물론 가까운 곳에서 수산물 판촉 행사를 진행하는 등 유치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정부와 여당이 경제적 실패와 정치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직도 국민의 3분의1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평고속도로 변경과 같은 더 많은 비리가 나타나도 지지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은 한국이 왜 이런 위기를 겪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민주화 이후에도 온 국민과 정부는 젊은 세대를 민주시민으로 양성하는 교육보다는 입시교육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학생인권을 보호하는 조치가 정착되면서 엉뚱하게 교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린 교사들이 호소할 곳을 찾지 못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일도 일어나게 되었다. 교사가 입지가 흔들리면서 학생교육의 효율은 땅에 떨어질 것이고, OECD 국제학생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도 한국의 순위가 함께 떨어질 것이다.

민주시민교육에 소홀히 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표류를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을 하지 못하는 우리의 내부갈등은 한국의 국가 역량을 계속해서 약화시길 것이다. 이미 통계로 나타나는 경제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늦었지만, 지방정부에서부터 입시교육보다는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유네스코는 범세계적인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지,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공감능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책임감 있는 행동을 강조한다.

즉 내몸의 손과 발도 중요하듯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상호 의존해서 존재함을 배워야 한다. 특히 대화 훈련이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말하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입장을 바꿔서 토론하는 훈련은 내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또 편가르기를 극복하는 기회를 준다. 부모와 자녀가 입장을 바꿔서 대화하는 연습은 가정을 더 평화롭게 만들 것이다. 눈을 가리고 시각 장애의 불편함을 겪어보는 경험은 어려운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위기는 민주시민교육의 실종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위기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을 입시교육 이상으로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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