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스스로 돕는 여성 이주민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4.03.03. 15:39


■신경구의 포용도시

유엔은 1975년에 3월8일을 '세계여성의날'로 지정했다. '광주이주여성연합회'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지난해에도 기념식을 갖었고, 올해 3월3일 전일빌딩 9층에서 약 200여명이 모여서 모임을 가졌다.

'광주이주여성연합회'는 2016년에 중국, 일본, 필리핀 등에서 온 여성 이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창립되었다. 김분옥 회장은 단체 유지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 생각도 자주 했지만, "장사를 해도 2년은 견뎌야 한다"라고 말하는 남편의 격려가 크게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남편의 격려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챙겨야 하는 등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가족들의 요구는 활동의 맥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 '세계여성의날' 준비하는 여성들 역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어 능력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과의 대화에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회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또 가정 형편과 돈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회비를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광주이주여성연합회'는 회비를 자유롭게 내게 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회원들의 모국어가 다르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도 차이가 많아서, 회원들 간에 의사 소통 역시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한두 마디로 쉽게 넘어갈 일도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은 물론, 일일이 문서로 만들어서 모국어로 번역기를 돌려 가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일상화가 되어 버렸다. 회의하기 전에 회의 계획서를 나눠주고, 회의가 끝나면 회의 내용까지 다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한다. 김분옥 회장은 아직도 사업계획서를 쓰는 일 너무 힘들다고 고백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재 '광주이주여성연합회'는 12개 나라를 대표하는 부회장단이 있고, 20명이 넘는 준비 위원들이 참가자 200명이 넘는 '세계여성의날' 행사를 진행했다. 참가하는 나라에는 현재 네팔, 몽골, 베트남, 아제르바이잔, 우간다,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가 포함된다.

김분옥 회장은 "이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문화이해 교육 등 사회통합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도, 거꾸로 이주민에 대한 이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진정한 포용광주가 되기 위해서는 이주민의 한국문화이해 교육뿐 아니라, 선주민들의 이주민 이해 교육이 똑같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이주민 가정의 한국인 남편이 이주민 문화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지금 '광주이주여성연합회'는 이주민 문화에 대한 선주민들의 이해를 돕는 골든벨 대회를 계획 중이다.

모든 부모들의 공통 어려움은 자녀 교육이다. "자라는 아이들이 국어, 영어, 수학 등 입시 중심으로 공부를 하면서, 광범위한 독서는 물론이고 음악, 미술, 체육, 등 아이들의 적성에 맞는 교육과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 다수 여성 이주민들의 관점이다. 엄마가 이를 책임지기 힘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 여러 기관 단체들이 천편일률적인 사업을 중복해서 제공하는 대신에, 아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주민 대상 사업에는 무료가 많다. 그러나 김분옥 회장은 "참가비를 내고 참여해야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1만원을 내고 10만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광주이주여성연합회'는 모든 행사에 사전에 회비를 내고 등록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광주이주여성연합회'와 함께 더 많은 이주민 단체가 활성화 되면서, 우리 사회가 포용사회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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