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외국인 교수·학생들이 전남대에 오게 된 사연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4.08.04. 16:58
■신경구의 포용도시

■신경구의 포용도시

전남대에서 가르치면서 자존심이 상한 일이 있었다. 전남대 교수들이 해외 대학으로 가는 일은 자주 있지만, 해외 대학교수들이 전남대로 오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2008년까지는 중국 푸단대 교수 한 명이 전남대에 와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해외 대학교수들의 전남대 방문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해서 2015년에는 전남대 국제여름학교에서 교수 19명이 강의를 했과,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교수 15명이 강의를 했다.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국제여름학교가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올해 6월~7월에는 해외 대학교수 7명이 전남대에서 강의를 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운렁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외국인 교수들에게 전남대학교 국제여름학교에서 강의할 기회가 지속적으로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올해 국제여름학교에서는 14개국 27개 대학에서 온 64명의 외국인 학생들을 포함한 360명의 학생들이 경제학, 통계학, 정치외교학, 산업공학, 철학 등 다양한 과목을 영어로 수강하고 학점도 인정받고 있다.

전남대의 국제여름학교는 지역의 국제화를 위해서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서울 지역의 12개 대학을 빼고는 전남대학만이 지속적으로 여름방학 동안에 정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울러 국제여름학교는 저비용으로 고급 국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대학에서 이런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나라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한 달에 300만원 많게는 1천천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

국제여름학교는 국내에서 진행하는 과정인데도 그 효과는 더 크다. 해외 대학에서 수강할 때에는 현지 친구를 사귀는 일이 쉽지 않지만, 한국에 온 외국인 학생들과는 매우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 외국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한국 학생과 가까워 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학이 인적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이 오기 전에 두 차례에 걸쳐 온라인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더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 또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영어 울렁증도 쉽게 해소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광주국제교류센터가 주관하는 문화체험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은 더 쉽게 가까운 친구가 된다. 전남대 국제여름학교가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 문화체험 과정이다. 교수들도 문화체험이 한국 문화의 이해는 물론 다른 교수와 가까워지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칭찬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한국인 학생들도 외국인과 함께 문화체험에 참여하면서, 광주항쟁의 정신과 한국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전남대학교의 국제여름학교가 이렇게 성공한 것은 교과목과 문화체험이 적절히 결합되면서 해외 대학 참가 교수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학교 책임자들의 지원과 담당 직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대학 국제 네트워크를 광주시가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먼저 지역의 대학에 재학하는 외국인 유학생, 교환학생 등의 개인 및 가족 네트워크를 지속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광주시의 집중 투자에도 불구하고 또 한류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 동안 광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계속해서 10만명 안팎인 것은 관광자산의 빈곤뿐 아니라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또 지역 대학의 교류 네트워크를 시의 교류에 활용할 수도 있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으로 맺어진 중국의 취안조우와 일본의 요코하마를 빼고는, 광주의 자매도시 협약은 대부분 원칙 없이 교류 담당자의 인맥으로 만들어져 왔다. 지역 대학과 교류가 긴밀한 자매대학이 소재한 도시와 교류를 확장하거나, 거꾸로 자매도시 소재 대학과 지역 대학의 교류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앞으로 지역의 국제 교류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대학의 역할이 더욱 확장되기를 바란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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